[미주 기독일보 앤더슨 김 기자] 삶으로 찬양하는 사람들 '아이노스(AINOS)'의 이동영, 김윤희 목사 부부가 지난 주말 애틀랜타를 촉촉한 은혜와 위로로 적시고 돌아갔다. 시카고 올드 타이머인 두 사람을 애틀랜타로 이끈 장본인은 다름아닌 감미로운 목소리로 예배하는 박혜은 찬양사역자. 공통분모가 없을 것 같은 이들이지만 찬양으로 진솔하게 하나님을 예배하기 원하는 셋은 모두 25년 이상 온 몸으로 이민사회를 살아낸 '동갑내기'들이기도 하다.
8일(토) 급하게 성사된 인터뷰 자리였지만 바로 어제 만난 것처럼 평안함과 따스함을 흠뻑 안겨줬던 세 사람의 이야기는 흐르는 시간이 아쉬울 정도였다.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인터뷰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먼저 자신들이 먼저 겪어온 삶의 풍파와 그 가운데 함께하신 하나님의 손길, 그리고 '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 흔들리지 않고 걸어갈 외길에 대한 신념을 풀어놨다.
'아이노스'는 '찬양'이라는 헬라어이면서 일본어로 '사랑의 보금자리'라는 뜻을 담고 있다.
"하나님의 부르심은 러시아 선교를 하던 대학생 때 이미 받았지만, 부담스러웠어요. 나름대로 꿈도 있고 계획도 있는데 왜 굳이 말도 안 통하는 나를 부르실까라는 마음의 갈등은 그 부르심이 '축복'임을 보지 못하게 했죠. 그저 내가 공부하고 싶은 대로 하고 싶은 대로 살다 시카고 그레이스교회(담임 원종훈 목사)에 가면서 완전히 깨졌습니다. 거의 3년 동안 매주 울었고, 목장별로 선교지를 후원하기 때문에 원하든 원하지 않든 매주 선교지에 대한 소식을 들어야 했어요"라고 운을 뗀 김윤희 선교사는 "남편도 음악을 했지만 목회를 하고 싶어했어요. 선교사로 헌신하기까지 1년을 끌면서 부담을 느끼다가 기도하면서 결단했죠. 감사하게 교회에서 지난해 2월, '찬양순회선교사'로 파송해 주셨어요"라고 나눴다.
약간은 생소한 '찬양순회선교사'의 의미에 대해 이동영 목사는 "아직까지는 실질적인 롤모델이 없어요. 찬양사역자와 다른 점이 무엇이고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사역이 무엇일까 고민하면서 사역의 방향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우선 파송해 주신 그레이스교회 원종훈 목사님께서 '미주 한인교회가 오히려 선교지 일 수 있다'고 도전해 주셨어요. 디아스포라교회에서 찬양하고 하나님 은혜 나누는 것이 '선교'라는 것이죠. 미주 한인교회 90% 이상은 30명 이하 미자립교회라는 통계가 있고, 한국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또 한국 특수 목회지인 군부대, 교도서, 양로원, 쪽방촌 등을 다니면서 찬양으로 복음을 전하고 싶습니다"라고 명쾌하게 설명했다.
특별히 '주님 다시 오신다'는 이야기를 짧더라도 영향력 있게 선포하고자 한다. 축복과 위로는 넘치지만 믿는 자들이 꼭 들어야 하는 변하지 않는 진리인 '주님의 다시 오심'에 대한 메시지가 약해진 탓이다.
뒤 늦게 헌신한 2년 차 '햇병아리' 선교사이기 때문일까? 이들의 활동영역은 전방위적이다. 미주 한인교회, 한국 교회들은 물론이거니와 미국 교회들, 소수민족 교회들, 한국의 소외지역들, 필리핀 나환자촌, 병원 등 어디든, 어떤 상황이든지 하나님께서 보내시면 앞뒤 재지 않고 달려간다.
이번 집회는 이들 사역의 또 다른 챕터이기도 하다. 부부이기 때문에 완벽한 호흡을 잘아하는 두 사람이지만, 애틀랜타에서 박혜은 사역자와 함께 팀사역을 하면서 서로 위로가 되고 힘을 얻는다고.
김 사모는 "아이노스로 집회를 가면 주로 은혜를 끼치고 나누는데 집중하는데, 이번에 팀 사역을 하면서 박혜은 사역자가 찬양하고 간증할 때 함께 은혜 받고 채워지는 걸 많이 느꼈어요. 프로그램도 듀엣으로도 하고 셋이 같이 부르기도 하고, 솔로도 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었죠. 앞으로 팀 사역에 대한 비전을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이번 집회의 소감을 나누기도 했다.
부부가 함께 바람처럼 구름처럼 부르심을 따라 가는 삶에 부담이 크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올해 대학에 가는 딸은 그나마 안심이지만 12학년인 아들은 정말 '가장 큰 기도제목'이라고 웃었다. 재정적인 부분은 남편인 이동영 목사가 결단하고 완전히 내려 놓자 조금은 망설이던 김윤희 사모도 내려놓을 수 있었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지금은 하나님 공급하시는 만나를 누리고 내일을 생각하지 않고 산다. 물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들 때문에 여전히 가슴 졸이고 있지만, 이것 역시 온전히 내어 맡기라는 뜻으로 믿고 순종하는 모습에 깊은 물속 같은 평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양 무리를 이끄는 지팡이처럼 쓰임 받는 것이 소망이자 비전입니다. 한 걸음씩 욕심 안내고 가려고 해요. 노래로 찬양으로 갈급한 심령들에 하나님의 은혜를 넘치게 나누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