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신당인 '국민생각'(가칭) 창당을 주도하고 있는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은 31일 한나라당이 새로운 정강·정책으로 '국민과의 약속'을 발표한 데 대해 "한나라당이 보수의 가치를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이사장은 이날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반도선진화재단 주최 '한반도 미래와 국가전략' 세미나 조찬강연을 통해 "한나라당이 선진화를 빼고 국민행복을 넣는다고 했는데 두 개념은 크게 다르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선진화에는 역사적 소명의식이 있는데 국민행복은 그냥 국민을 즐겁게 해주는 용어로 방향성이 없는 개념"이라면서 "이런 게 나오는 것은 철학의 빈곤, 가치의 빈곤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이사장은 한나라당의 쇄신 논의에 대해 "사람을 바꾸고 이념을 바꾼다고 해서 정치가 쇄신되지 않는다"며 "지금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신(新)한나라당이 아니라 신정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스스로 보수의 가치를 부끄럽게 여기고 진보를 흉내 내는데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위시해서 현재와 과거의 당 지도부가 국민 앞에 석고대죄부터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이사장은 또 국가전략으로 통일과 선진화를 내세우면서 "5~10년 안에 통일과 선진화를 모두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북정책과 관련해 "중국이 북한의 개혁개방을 주도하면 한반도 분단이 고착화하고 북한은 제2의 티베트가 되는 만큼 우리나라가 북한에 `친한 통일세력'을 만들어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선진화의 방향으로 "이제는 성장과 복지의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이사장은 강연을 마친 뒤 '국민생각' 창당으로 인한 보수진영 분열 우려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가 보수를 분열시키는 게 아니라 오히려 한나라당이 보수 가치를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