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믿으세요"
"이예수 짜이지훈 꽈일러"
"쎄아 펠리즈 흔또바 에수스크리스토스"
[뉴욕=기독일보] 2015년 첫 토요일인 3일 아침 유니온 스트릿과 메인 스트릿이 만나는 공영주차장 부근에서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들려오는 힘찬 목소리가 들린다. 뉴욕전도협의회 소속 목회자들이 노방전도하며 거리를 지나는 한 사람 한 사람을 향해 복음을 전하는 소리다.
뉴욕전도협의회 회원들은 매주 토요일이면 플러싱 공영주차장 일대를 돌며 한인, 타인종 가릴 것 없이 복음을 전하고 있다. 새해 첫 토요일 얼음이 어는 쌀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던 지난 3일에도 어김없이 뉴욕전도협의회 회원들은 거리로 나와 거리에서 복음 전하기를 힘썼다.
노방전도는 최근 교회들이 관계전도에 치중하면서 실행하고 있는 교회들이 줄어드는 추세 가운데 있다. 한국교회 또한 노방전도라는 전통적인 전도방식을 버리기 시작한지 오래다. 전도를 보다 효과적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었고 노방전도는 구시대적인 방식이라는 판단이었다. 그만큼 교회들이 머리로는 똑똑해졌다. 하지만 이는 곧 성도수 감소라는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미련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전통적인 전도방식이 오히려 성경에 기록된 '전도의 미련한 것'이었음을 역으로 증명이 되고 있는 셈이다.
최근 뉴욕에도 이런 거리의 전도자를 만나기 어려워졌다. 미국 이민이 계속되던 시기, 한인교회가 성장을 계속하면서 복음을 외치는 길거리 전도자들 또한 쉽게 만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이민도 그치고, 교회들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길거리 전도자를 만나기도 어려워졌다. 덩달아 이민교회들의 성장도 몇년째 정체 중에 있다.
이런 상황 가운데 뉴욕전도협의회 회원들은 다시 이 '미련한' 방식으로 전도에 나서고 있다. 복음을 전파함에 있어 미주의 어느 곳보다 열정적이었던 뉴욕에 다시 전도의 불이 붙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뉴욕전도협의회는 지난해부터 전도지 20만부를 발행해 뉴욕의 교회들에 배분했다. 구닥다리 전도지의 부활로 치부할 수도 있었지만 효과는 매우 컸다. 뉴욕뿐만 아니라 가까운 뉴저지를 비롯해 먼 타주에서까지 전도지를 보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의기투합해서 전도운동을 다시 시작한 동력이 이어져 연합전도부흥성회와 전도세미나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예산 또한 역대 가장 많은 6만 불 가량이 집행됐다. 이 모든 것은 뉴욕전도협의회가 전도를 향한 열정으로 거리로 뛰쳐나오면서 시작된 것이다. 2015년을 여는 첫 토요일 아침에 복음을 전파하는 전도협의회 회원들의 목소리가 유난히 힘찬 것도 바로 노방전도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방법이라는 확신에 차 있기 때문이다.
3일 아침 노방전도는 8시10분에 전도협의회 회원들이 함께 기도함으로 시작했다. 회장인 허윤준 목사는 노방전도를 통해 복음이 반드시 필요한 영혼에게 예수님의 이름이 전해지고 구원받는 역사가 일어나기를 간구했다. 허윤준 목사, 김영환 목사, 김태욱 목사는 복음의 메시지가 적힌 띠를 어깨에 두르고 각자 구역을 나눠 흩어져 전도를 시작했다.
전도는 한국사람에게만 국한시키지 않았다. 전도지에는 한국어와 함께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총 4개 국어로 예수님이 그리스도이심을 강조하고 있다. 한면에는 4개 국어로 된 복음의 메시지가 적혀 있고 또 한 면에는 뉴욕 교회들이 주소와 전화번호가 적혀있다. 전도협의회 회원교회들 뿐만 아니라 뉴욕에 있는 모든 교회들이 램덤하게 들어가 있는 전도지는 뉴욕의 전체 교회들이 다 함께 부흥하기를 바라는 전도협의회의 마음이 담겨져 있다.
길거리에 만나는 사람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같이 기독교인으로 격려해주는 사람도 있었고, 웃으면서 인사를 받아주는 사람이나 또 무표정하게 고개를 저으며 전도지를 거부하는 사람도 있었다. 전도지를 거부한 사람이 연속으로 지나가면 의기소침해질수도 있지만 전도협의회 회원들은 전혀 흔들림 없이 밝은 표정으로 전도에 임했다.
마침 한 사람이 허윤준 목사의 앞을 무표정한 얼굴로 지나갔다. 전도지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또 뒤의 사람에게 말을 걸었지만 실패. 곧 이어 뒷사람 마저도 쏜살같이 지나갔다. 그러나 민망해하는 모습은 전혀 없었다. 자신있게 다음에 오는 히스패닉계 사람에게 전도지를 건네며 인사했고, 전도지를 받아든 히스패닉계 사람은 엄지손가락을 지켜들며 힘을 줬다.
허윤준 목사는 "항상 노방전도를 시작하기 전에는 과연 이것을 할 수 있을까. 얼굴도 모르는 많은 사람 앞에서 밝게 인사하고 말을 건네면 창피하지 않을까 하는 자신없는 생각들이 든다"면서 "그러나 노방전도를 시작하기에 앞서 기도하고 나면 그런 마음들은 어는 순간 사라져 있다"고 간증했다. 특히 기도를 안하면 사람들의 인상을 보고 판단하고 인간적으로 피하게 되는 잘못을 하게 되는데, 기도 이후 담대한 마음으로 복음을 전하면 오히려 인상이 험악한 사람이 이야기를 더욱 깊이 있게 들어주고 격려도 해준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전도하는 현장에서 정말 많은 간증들이 나온다는 것이 허윤준 목사의 말이다.
김영환 목사는 주로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말을 건네면서 전도했다. 의외로 귀찮아하지 않고 복음을 전하는 말을 진지하게 듣는 이들이 많았다. 망설임 없이 다가가는 것이 김영환 목사의 장점이었다. 김태욱 목사는 그날 그날 상황에 맞는 인사를 하는 것이 노하우다. 새해가 된지 얼마되지 않은 이 날은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를 한국어, 영어, 중국어로 활용하며 친근하게 다가갔다. 허윤준 목사는 복음을 전한 이후 헤어지며 항상 인사를 정중하게 했다. 전도지를 거부한 사람에게도 90도로 허리를 숙여 잘 가라는 인사를 했다. 이렇게 인사를 정중하게 하면 인사를 받는 사람들의 기분이 좋아질뿐더러 다음에 또 마주칠 때 기억하고 복음을 다시 받아들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요즘은 전도협의회 회원들이 새롭게 작전을 짜서 전도지에 적힌 외국어를 지나가는 사람에게 읽어달라고 한다. 읽어주는 사람은 "예수님을 믿으면 구원을 얻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접하게 되고, 이것이 자연스럽게 대화로 이어진다. 또 '죄에서 자유를 얻게 함은'이라는 찬송가에 '이예수 짜이지훈 꽈일러' 가사를 붙여 부르면 중국인들이 관심을 보인다는 것이 전도협의회 회원들의 설명이다.
노방전도를 하며 있었던 은혜로운 일들에 대한 많은 간증도 있다. 수고한다며 빵을 전해주는 경우나 주머니에서 꾸깃꾸깃 한 20불, 50불을 꺼내며 헌금하는 손길들도 있었다. 작은 정성일지라도 더 없는 큰 격려가 된다는 것이 전도협의회 회원들의 말이다. 특히 전도세미나를 앞두고 재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노방전도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고 즉석에서 2천불을 헌금하는 사람이 나오기도 했다. 허윤준 목사는 "주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하면 주님께서 다른 일을 책임져 주신다는 것을 전도를 통해 많이 체험하고 경험했다"면서 "세상의 염려를 놓아 두고, 열심히 기도하고 선교하는 일에 더욱 성도들이 힘쓰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전도협의회가 다시 시작한 노방전도는 뉴욕교계에 매우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 전도지 20만장이 곳곳에서 노방전도를 위해 사용되고 있고, 이것이 하나의 전도운동으로 퍼지면서 조만간 다시 같은 수량의 전도지를 찍을 예정이다. 특히 지난달 개최한 '노란 손수건데이' 전도세미나를 통해서 뉴욕의 교회들은 과연 얼마나 전도에 신경을 쓰고 있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강사 정진모 목사는 평화장로교회가 위치한 계룡시에 있는 모든 아파트 및 거주시설을 사진으로 보듯이 머릿 속에 그리고 있었고 이는 곧 전도를 위한 전략으로 연결했다. 이런 전도를 향한 열정과 전략은 이민교회에서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전도협의회 회원들의 말이다.
전도협의회 회원들은 매주 토요일 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플러싱 공영주차장 부근에서 노방전도를 실시하고 있다. 240여 인종이 모여 있는 '인종의 용광로' 뉴욕이기에 여기서의 전도는 곧 해외선교라는 것이 전도협의회 회원들의 말이다. 때문에 다양한 인종이 살고 있는 플러싱 메인스르릿과 루즈벨트 선상을 전도의 터전으로 잡고 지속적으로 길거리 전도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전하는 자가 없으면 들을 수 없는 이 복음을 미련한 방식으로 다시 길거리로 나가 전하고 있는 전도협의회의 2015년 사역이 주목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