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대 교단 '남침례회' 교세 감소 고민… "교단 명칭 바꿀까"

4년 연속 교세 감소, 여론조사 40% SBC 부정적 이미지 토로

미국을 대표하는 최대 개신교단이자 최대 선교사 파송 단체인 남침례회(Southern Baptist Convention)가 166년간 간직했던 교단 명칭 변경을 고심하고 있다. 명칭 변경의 가장 큰 이유는 감소하고 있는 교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단 소속 라이프웨이리서치 팀은 최근 교단 명칭과 관련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교단 명칭을 변경하자는 추천서를 브라이언트 라이트 총회장에게 제출한 상태로, 그 구체적 내용은 내년 2월 임원위원회 모임 때까지 비밀에 부칠 예정이다.

특별한 조치 없으면 감소 계속될 것 위기감 고조

A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라이트 회장은 1천6백만 교인을 대표하는 교단이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될 것인지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 “(이름이 변경되더라도) 침례교(Baptist)라는 명칭은 그대로 포함될 것”이라고 했다. 또 “이름 변경을 고심하는 이유는 단순히 ‘예수 그리스도를 전파하는 데 불필요한 장벽을 갖고 있느냐에 대한 문제”라고 명시했다.

2010년 발표된 조사에 따르면 남침례회가 근래 미국 내 선교사 파송운동 등 활발한 전도 활동을 벌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4년 연속 교단 교인수가 감소됐다. 라이프웨이리서치 팀 에드 스테쳐 회장은 “교인수가 감소되기 시작한 것은 근래에 들어서다. 그러나 한번 시작된 부정적인 추세는 교단이 특별한 변화를 취하지 않는 한 바뀌기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여론조사 응답자 40%, SBC 부정적 이미지 강해

최근 라이프웨이리서치가 미국인 2000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투표를 실시한 결과, 40%가 교단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표시했고, 44%가 교회가 남침례회 소속임을 알았을 때 교회 방문 및 등록을 망설이게 되는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답변했다. 절반이 넘는 53% 응답자가 남침례회에 대해 긍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답했지만, 부정적 견해도 무시할 수 없게 높은 비율을 차지해 교단이 고민에 빠진 것이다.

남침례회 전 회장인 지미 드레이퍼 목사는 “만약 우리 교단이 교회를 활발히 개척하고 많은 사람들을 그리스도께 인도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빠르게 세상과의 단절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교단 명칭 변경에 찬성한다는 의사를 개진했다. 라이프웨이리서치 팀 역시 교단 명칭이 변경될 경우, 새롭게 개척하는 교회나 선교사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며 찬성에 한 표를 던지고 있다.

남침례회는 1845년 남북전쟁 중 노예제 찬반논쟁으로 북침례회와 갈라지면서 창설됐으며 오랫동안 “백인 중심의 인종차별 교회”라는 선입견이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교단 소속 교회 중 18% 가량이 비(非)백인 중심 회중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백인 중심 교단의 성향은 약화됐다 평가된다. 정치적 성향은 여전히 보수성을 띠고 있다.

보수적 성향 강한 남침례회, 교단 내 정체성 변경 쉽지 않을 것

데이빗 W. 키 서전트 교수(에모리대학 캔들러신학과 남침례회 연구부 디렉터)는 “남침례회는 여성 목회자 안수를 거부하고 동성애자 권리에 대한 엄격함을 유지하면서 (이 문제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들을 밀어내고 있는 반면, 내부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강력한 지지자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교단 명칭에 내포된 정체성을 놓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이와 관련 남침례회 내에서 교단 명칭을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24년 간 캘리포니아 부에나팍 소재 제일남침례교회(First Southern Baptist Church)를 담임하고 있는 윌리 드래이크 목사가 그 중 한 명.

드래이크 목사는 교단 명칭 변경에 대한 강력한 반대 의사를 펼치면서 “우리는 성경에 기반한 보수 교단으로 잘 알려져 있다. 남침례회에서 ‘남’이라는 단어를 빼면 교단의 신학사상에 물을 타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교단 명칭이 변경되더라도 ‘남침례회’라는 이름을 가진 고유 교회 명칭은 변경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교단 명칭 변경이 이루어질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피력했다.

이와 반대로 남침례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는 조지아주 크로스포인트교회 담임 제임스 메릿 목사는 자기 교회의 이름을 정할 때 ‘남침례회’라는 명칭을 넣지 않았다. 메릿 목사는 “나는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들으러 교회로 올 때 어떤 장애물이라도 교회에 있다면 제거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다”면서 “남침례회인 것이 전혀 부끄럽지 않지만, 교회를 찾는 사람들에게 장벽이 된다면 기꺼이 제거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히고 있다.

라이트 회장이 오는 2월 모임에서 교단 명칭 변경을 제안하게 되면 제안서는 총회에서 2회 연속 총대들의 통과를 받아야 한다. 교단 총대 중 한 명인 필립 션 목사(테네시 블레스드호프침례교회)는 반대하는 쪽이다. 그는 “한 사람이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교회에 참석하는 데에 늘 마음 속에 교단 명칭이 자리잡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반대”라고 밝혔다.

#남침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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