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자유주의자들은 이스라엘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에 속했으나 지금은 가장 확고한 적수가 됐다. 미국 존스홉킨스대(Johns Hopkins University)의 조슈아 무라칙(Joshua Muravchik) 고급 국제학(Advanced International Studies) 연구원은 최근 저서 '다윗을 골리앗으로 만들기: 어떻게 세계는 이스라엘로부터 등을 돌렸나(Making David Into Goliath: How the World Turned Against Israel)'를 통해 이러한 변화 뒤에 감춰진 원인을 탐구했다.
지난달 20일 미국장로교는 세계적 기업인 휴렛팩커드, 캐터필러, 모토로라솔루션스가 팔레스타인 지역 내 폭력에 가담했다며 이들 기업에 투자한 교회 주식을 매각하기로 결정했으며, 반인종주의연맹(Anti Defamation League, ADL: 유대인 차별 반대 단체), 개혁파유대교연합(Union for Reform Judaism)을 비롯한 여러 단체가 이 결정을 비난했다.
무라칙은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오늘날 일반적으로 보수주의자가 이스라엘 편을 들고, 자유주의자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서, "좌파, 자유주의, 진보주의자는 '비서구 대 서구', '백인 대 유색인'을 우리 시대의 중요한 도덕적 구도로 보고 있고, 이것이 진보주의 사고의 핵심 이념인 '가난 대 부유함' 혹은 '노동자 대 자본가'라는 구조를 대체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렌즈를 통해 보면, 이스라엘(서구, 백인)은 자동적으로 나쁘고, 팔레스타인(반식민주의자들, 유색인)은 자동적으로 옳다. 한편, 보수주의자들은 이스라엘을 자유 국가, 민주주의, 미국의 동맹국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무라칙은 미국장로교를 포함해서 최근 주류 개신교 교단에서 반이스라엘 정서가 나타나는 원인에 대해서는, "1960년과 70년대 미국교회협의회와 세계교회협의회, 그리고 각각의 주류 개신교 교단의 일부 지도자들이 급격히 좌파가 됐다. 외부인의 눈에 이러한 변화는 종교적 신앙을 정치적 메시아주의(messianism)로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들은 베트남, 쿠바, 니카라과와 다른 제3세계의 혁명적 힘이 반인간적, 반신(anti-God)적임에도, 이러한 힘을 받아들였고 이와 동일한 정신으로 팔레스타인의 혁명을 포용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에서 이스라엘의 가장 강력한 후원자는 유대인과 복음주의자로 손꼽혀 왔다. 그러나 최근 자유주의 복음주의자로부터 반이스라엘 목소리 혹은 친팔레스타인 정서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 무라칙은 "복음주의자가 진보주의자가 됐다는 것은 놀랍지 않다"며, "신앙은 어떤 특정한 정치적 신념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라칙은 "진정한 진보주의는 친이스라엘이어야 한다"며, "민주주의를 지지하며, 연설과 예배의 자유를 보장하고, 소수자에게 관대하며, 여성의 권리를 인정하는 것은 이스라엘의 적대자들이 아니라 이스라엘이다"고 이유를 제시했다. 무라칙은 "그들은 로켓이 발사되는 가운데 이번 주 선천적 심장 결함 치료를 위한 무료 수술을 받기 위해 가자 지구의 아기 6명이 이스라엘로 이송된 것처럼, 항상 인도주의적 몸짓으로 반대편에 접근한다. 이스라엘의 반대자가 되는 것은 자유주의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는 전체주의적이며, 자유에 반대하고, 신앙에 반대하는 과격 좌파의 세계관을 받아들이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한편, 일부 보수주의자들이 현재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에 일어나는 갈등에 대한 언론 보도가 이스라엘에 불공정한 쪽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 무라칙은 동의했다. 그는 "보도는 편향됐다"며, "특히 뉴욕타임즈는 한때 공정하고 균형 잡혀 있었으나 오늘날은 전체를 좌파의 렌즈를 통해 여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정부를 감시하며 공적으로 국가의 오물을 닦는 열린 사회다. 이스라엘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미국 언론 내 많은 이야기의 근원지는 이스라엘 언론이다. 아랍권에는 이에 비교될 만한 언론이 없다. 언론의 자유가 없다. 가자에서 누군가 하마스의 끔찍한 행위를 들어내길 원한다면, 이는 목숨을 거는 것과 마찬가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