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을 하나로 만든 독일이 아르헨티나를 따돌리고 통산 4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독일은 14일 오전 4시(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이스타지우 마라카낭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2014브라질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 끝에 1-0으로 이겨 우승을 차지했다.
1954년 스위스월드컵을 시작으로 1974년 서독월드컵,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 이어 통산 4번째 우승이다.
통산 8번째 결승 진출로 이 부문 최다 기록을 세운 독일은 이날 우승으로 4회 우승, 4회 준우승을 기록, 50%의 우승 성공률을 달성했다.
독일은 남미 대륙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유럽 국가의 첫 우승을 차지하며 '대륙 징크스'도 깼다. 앞선 4차례의 남미 월드컵에서 유럽 국가의 우승은 한 차례도 없었다. 독일이 유일하다.
200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우승을 하지 못한 독일은 월드컵 직후 요아힘 뢰브(54) 감독 체제로 바꾼 뒤 2개 월드컵 만에 결실을 맛봤다.
조별리그서부터 독일의 강세를 예상하는 의견이 많았다. 최전방 공격수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으면서도 전 포지션에 걸쳐 탄탄한 스쿼드를 자랑했다. 조직력과 팀이 하나의 무기였다.
'전차군단'이라는 수식어답게 힘과 스피드로 밀어붙이는 것이 과거 스타일이었던 독일은 뢰브 감독이 패스 플레이를 덧입히며 새로운 팀 컬러를 갖췄다.
독일은 32개 본선 진출국 가운데 패스 성공률이 가장 높다. 이날 경기 전까지 총 3421회를 성공했다. 비중을 살펴보면 미디움패스 2320회, 쇼트패스 802회 순이다. 롱패스는 299회로 빈도가 가장 낮다.
독일은 세계 최고 공격수라고 평가받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8·레알 마드리드)가 버티고 있는 포르투갈을 4-0으로 물리치면서 우승에 시동을 걸었다.
가나와의 2차전(2-2 무승부)과 미국과의 3차전(1-0 독일 승)을 거치면서 조직력은 더욱 단단해졌다. 무패(2승1무·승점 7)로 G조 1위로 통과했다.
16강 토너먼트 들어 서서히 위력을 발휘한 독일은 난적 알제리와 프랑스를 순서대로 격파하며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백미는 브라질과의 4강전이었다. 홈팀 브라질을 7-1로 무너뜨리며 충격을 안겨줬다. 철저히 냉정함을 유지한 독일은 성급히 달려드는 브라질을 공략하며 역사에 길이 남을 스코어를 만들어냈다.
특정 선수에 의존하는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2골을 넣은 안드레 쉬를레(24·첼시)를 제외하고 골고루 골을 넣으며 조직력을 입증했다.
상대적으로 발이 느린 포백 라인은 철저한 오프사이드 트랩으로 상대 공격을 무력화했다.
아르헨티나의 날선 공격력과 지지 않으려는 필사적인 수비 탓에 경기 운영에 어려움은 있었지만 흔들리지 않고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경기 직전 수비형 미드필더 사미 케디라(27·레알 마드리드)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크리스토프 크라머(23·묀헨그라트바흐)가 긴급하게 투입됐지만 비교적 잘 막아냈다.
이번 대회에서 5골을 넣으며 월드컵 2연속 득점왕을 노렸던 토마스 뮐러(25·바이에른 뮌헨)는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2선 침투 등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아르헨티나를 괴롭혔다.
월드컵 16호골로 개인 통산 최다골 기록을 경신한 베테랑 미로슬라프 클로제(36·라치오)는 월드컵 마지막 경기가 될지도 모를 경기에서 투혼을 발휘했다.
줄곧 헌신적인 움직임으로 팀 승리를 위해 뛰었다. 그는 이날 후반 43분 마리오 괴체(22·바이에른뮌헨)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났다.
전·후반 90분과 연장 전반 15분까지 105분을 참아온 독일은 연장 후반 8분 괴체의 발끝에서 팽팽했던 균형을 깨뜨렸다. 괴체는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침착한 가슴트래핑 후 왼발로 아르헨티나의 골망을 갈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