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가 2014 브라질 월드컵 4강에서 만난다.
아르헨티나는 6일(한국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의 마네 가힌샤 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8강전에서 곤살로 이과인(나폴리)의 결승골을 앞세워 벨기에를 1-0으로 이겼다.
이어 벌어진 네덜란드와 코스타리카는 연장 무승부 끝에 승부차기에서 네델란드가 4-3으로 승리해 2회 연속 월드컵 4강 진입에 성공했다.
이로써 브라질-독일에 이어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가 4강에 살아남으면서 이번 대회 우승 다툼은 유럽과 남미의 싸움으로 좁혀졌다.
24년 만에 4강에 진출한 아르헨티나는 1978년 자국, 1986년 멕시코 대회에 이어 세 번째 세계 제패를 이룰 기회를 이어갔다.
경기는 아르헨티나가 초반에 골을 터뜨리며 주도권을 잡았다.
전반 8분 앙헬 디 마리아(26·레알 마드리드)의 패스가 벨기에 수비수의 몸에 맞고 굴절된 것을 이과인이 지체하지 않고 오른발 슛으로 연결해 벨기에의 골망을 흔들었다.
벨기에가 추격에 나섰지만 아르헨티나는 메시와 디 마리아 콤비를 앞세워 끊임없이 벨기에의 골문을 공략했다.
특히 메시는 적재적소에 정확한 패스로 스피드에 약점이 있는 벨기에의 수비진을 괴롭혔고, 화려한 드리블로 벨기에 수비의 간격을 깼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디 마리아가 전반 33분에 오른 무릎에 통증을 호소해 부득이하게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더욱이 메시에게 쏠리는 부담을 덜게 했던 디 마리아의 이탈이 아쉬웠다.
아르헨티나는 전반을 1-0으로 앞선 채 끝냈다. 볼 점유율(아르헨티나 54%-46%)과 공격 빈도(슈팅 개수 6개-4개)가 대등했지만 아르헨티나의 것이 훨씬 위협적이었다. 아르헨티나는 슈팅 5개가 골문을 향했지만 벨기에는 1개에 불과했다.
벨기에는 후반 14분에 16강전 승리의 주역 로멜루 루카쿠(21·에버턴)를 투입해 변화를 꾀했다. 이어 드리스 메르턴스(27·나폴리), 나세르 샤들리(25·토트넘)를 넣어 추격에 힘을 쏟았다.
체력이 떨어진 아르헨티나 수비진을 상대로 힘이 좋은 루카쿠를 활용해 공격의 실마리를 풀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무리한 공격도 많았다.
아르헨티나는 노련하고 유기적인 수비로 벨기에의 공세를 막았다.
이어 벌어진 네델란드와 코스타리카의 경기에서 사상 최초로 8강에 진출한 코스타리카는 4강 문턱에서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막강한 공격진의 네덜란드와 견고한 5백으로 맞불을 놓은 코스타리카가 전반전 내내 맞선 가운데 이번 대회 '골키퍼 전성시대'의 주역 중 한 명인 케일러 나바스(레반테)의 활약이 눈부셨다.
전반 21분 나바스는 로빈 판 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베슬러이 스네이더르(갈라타사라이)의 슛을 잇달아 막아냈고, 전반 29분에는 역습 상황에서 판 페르시의 패스로 완벽한 찬스를 맞은 멤피스 데파이(에인트호번)의 왼발슛을 발로 차 냈다.
나바스는 전반 38분 스네이더르의 강력한 프리킥 슈팅도 번쩍 뛰어올라 쳐냈다.
후반 들어서도 네덜란드가 공격의 고삐를 당겼지만 나바스 외에도 여러 방어벽이 기다리고 있었다.
후반 37분 아리언 로번(바이에른 뮌헨)이 얻어낸 파울로 페널티아크 왼쪽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 기회를 맞았으나, 스네이더르가 오른발로 차올린 공이 이번에는 나바스가 아닌 골대에 막혔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판 페르시가 골지역 오른쪽에서 때린 것을 옐친 테헤다(사프리사)가 골라인 바로 앞에서 발로 막아내면서 결국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연장 후반까지 양 팀은 마지막 힘을 짜내봤으나 연장 후반 12분 코스타리카 마르코 우레냐(크라스노다르)의 결정적인 슈팅이 야스퍼르 실레선(아약스)에게 막혔고, 연장 후반 종료 직전 스네이더르는 또 한 번 골대에 울었다.
결국 승부차기로 이어진 혈투에서 '골키퍼 교체' 승부수를 던진 네덜란드가 승리했다.
연장전 종료 직전 승부차기에 대비해 골키퍼를 실러선 대신 팀 크륄(뉴캐슬)로 바꾼 네덜란드 루이스 판 할 감독의 선택이 적중했다.
네덜란드 키커들이 모두 성공한 사이 크륄은 코스타리카 두 번째 주자 브라이언 루이스(에인트호번), 다섯 번째 키커인 마이클 우마냐(브루하스)의 슛을 막아내면서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