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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네 린네만-페린 박사(바젤 대학 명예교수)가 해외석학 초청 강연회에서 동일성의 패러다임을 낳은 근대성으로부터 저마다의 다름을 외치는 탈근대성으로의 전환이 유럽의 상황에서 선교, 특히 개종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베리타스 |
“유럽은 새롭게 ‘발명’이 되어야 한다. 기독교 전통만 있었던게 아니라 유대교를 포함한 다양한 종교들과 공존해 왔음을 인정하면서 서로간 공존 가능한 세계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중략)..한국은 무엇보다 근대성을 넘어서는게 중요한 화두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7일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가 주관한 해외석학 초청 강연회에서 크리스티네 린네만-페린 박사(바젤 대학 명예교수)가 동일성의 패러다임을 낳은 근대성으로부터 저마다의 다름을 외치는 탈근대성으로의 전환이 유럽의 상황에서 선교, 특히 개종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분석했다.
‘탈근대적 상황에서의 개종’이란 제목의 이날 강연에서 크리스티네 렌네만-페린 박사는 ‘개종’과 ‘탈근대성’의 개념을 살펴본 뒤 탈근대의 맥락에서의 개종이란 무엇인지 또 개종에 관한 상이한 견해를 극복하고 공동의 이해를 향하여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무엇보다 탈근대성을 정의하기에 앞서 그는 탈근대성, 근대성, 전 근대성의 동시성을 가정하는 의미에서 근대성과 탈근대성 모두 복수형으로 사용하길 권장했다, 그에 따르면, 유럽의 탈근대성들은 △서유럽 사회들이 자기-세속화로서의 탈근대성 △ 동유럽 사회들의 강요된 무신론으로서의 탈근대성 △유럽의 이주민들 사이에서 식민지적 예속으로서의 탈근대성으로 정의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탈근대적 상황에서의 ‘개종’을 개종자의 관점과 개종사역자의 관점에서 이해하려 했다. 특히 전자에 대해 그는 선택적 개종, 종교집단 가입의 확장으로서 개종(이중 또는 다중적 소속), 재개종, 종교적 방향 상실 가운데서 안전을 추구하기 위한 개종을 설명했다.
그는 "종교의 이동성, 종교의 유연성과 종교의 변환은 새롭게 나타나고 있는 회심 또는 개종의 형태들"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선교에 대한 도전은 새로운 전망 속에서 회심을 재고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옛 것과 새것이 서로 얽혀 있는 복합적인 종교적 정체성들을 이해할 수 있는 쪽으로 계발되어야 한다고 했으며 ▲개종이 단지 (다른 종교들의)배제를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인지를 반문하며 종교적 정체성을 새로이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또 ▲신앙의 위기 이후에 새로운 회심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상호 종교적인 공공의 목회적 돌범의 방법으로 무엇이 있을지를 우리는 탐구해야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탈근대성들과 개종의 문제들을 다룬 크리스티네 린네만-페린 박사는 끝으로 오늘날 유럽의 컨텍스트에서 개종에 관한 공통의 이해를 모색했다. 그는 첫째로 "근대성으로부터 탈근대성으로의 이행은 마땅히 다른 주제들과 관심들, 즉 인권의 보전, 주(州)의 법률들의 지속적인 발전, 법적 관행의 차원에서 의무들과의 밀접한 연관 관계 속에서 성찰되어야만 한다"며 "비단 유럽인권협약 뿐만 아니라 입헌국가들의 종교적 법률에서도 성문화되어 있듯이, 경쟁적이고 논쟁적인 탈근대성들의 시대 속에서 시민사회가 인권의 보호를 주장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둘째로 그는 "서유럽 국가들에서 사상·양심·종교의 자유는 집단들과 마찬가지로 개개인들 역시 다른 종교공동체의 구성원들에 의한 합리적인 선교활동에 대해서까지 보호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님을 의미한다"며 "상이한 배경을 가진 종교 집단들 간의 평화로운 공존이 가능하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그러한 선교활동으로부터의 노출 상태를 허용하며 나아가 다른 종교의 구성원으로부터 자신들의 종교와 믿음에 대한 비판적 의견에 대해서조차도 관용을 베풀 수 있는 그런 자세가 요청된다"고 했다. 셋째로 "현재 소속된 종교 공동체를 떠날 수 있는 권리, 그것이 다른 공동체를 선택하기 위해서이건, 아니면 아예 어떠한 종교단체나 공동체에도 속하지 않고 살아가기 위한 것이건,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그 권리를 침해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개종은 하나님의 행위이며 더욱이 하나님의 아들이었던 예수 조차도 회심과 배신에 관한 주도권과 최후의 결정권이, 예수 자신이 아니라, 그의 아버지에게 속해 있음을 알았고 인정했다"고 말하며 "회심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최후의 책임을 다하려는 그런 과도한 열망으로부터 기독교인들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온전히 그것이 그들 자신의 개종, 그들의 동료 신자들의 개종, 또는 그들의 교회 외부의 신자들의 개종이 될 수 있게 그대로 두었으면 하는 바램이다"라고 밝혔다.
기독교통합학문연구소, 우리신학연구소, 한국기독교연구소, 한국민중신학회가 공동 주최한 이번 강연회는 서대문 한백교회 안병무홀에서 열렸으며 서광선 박사(이화여대 명예교수)의 인사말에 이어 우리신학연구소 황경훈 기획위원의 사회·프리드리히-에버트 재단 최현덕 기획연구위원의 통역으로 강연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