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공부한 신학자일수록 신앙 부족하더라”

복음주의신학회-개혁주의생명신학회, 공동 학술대회 개최

 

한국복음주의신학회(회장 최갑종 교수)와 개혁주의생명신학회(회장 김진섭 박사)가 백석대학교 건학 35주년을 맞아 28일 천안 백석대에서 공동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성경으로 돌아가자-생명과 복음, 그리고 교회’(Back to the Bible: Life, Gospel, and Church)를 주제로 29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는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백석대 설립자인 장종현 박사를 비롯해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최갑종 회장과 개혁주의생명신학회 김진섭 회장, 백석대 하원 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국제학술대회인 만큼 해외 석학들이 대거 초청돼 주제 발표자로 나섰다. 미국 칼빈신학교 리차드 뮐러(Richard A. Muller) 교수와 네덜란드 아펠도른신학대 에릭 필즈(Eric Peels) 교수, 그리고 남아공 스텔렌보쉬대학 다니엘 로우(Daniel J. Louw) 교수 등이다. 이 밖에 이번 국제학술대회를 주최한 양신학회 소속 교수 27명의 논문들이 발표됐다.

첫날 개회예배에서 설교한 장종현 박사는 백석대의 설립자로 지난 35년간 신학교를 섬기는 과정에서 느끼고 경험한 것들을 털어놨다.

장 박사는 “백석대의 설립자로 신학교육의 현장을 지켜보며 두 가지 큰 의문을 가졌다”며 “하나는 신학교가 발전하고 신학자가 많아지면 교회가 부흥해야 할텐데 실제론 그렇지 않았다는 것과 또 하나는 오래 공부한 신학자일수록 기도와 영성생활 등 신앙적인 모습이 부족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본래 학문이 아닌 신학을 학문으로 간주하고 학문으로만 접근했다”며 “신학교육 자체에 문제가 있다. 내가 깨달은 가장 중요한 것은 신학 교수들이 신학을 학문으로만 접근해 가르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장 박사는 “학문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신학이 학문으로 시작해 학문으로만 끝나는 현실을 지적하는 것”이라며 “신학생들이 신학을 공부하면서 신앙을 잃어버리고 있다. 그리하여 그들이 신학교를 졸업해도 교회를 개척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하나님을 아는 온전한 지식은 인간의 학문적인 노력이나 이성적인 신학작업을 통해 얻을 수 없다. 그것은 오직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성령을 통해 계시하실 때 가능한 것”이라며 “그러므로 ‘하나님을 아는 지식’으로서의 신학은 학문이 될 수 없다. 하나님은 학문적인 탐구의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장 박사는 이러한 문제점을 고치기 위해선 신학교육이 지금과는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날 신학교육은 지나치게 지적인 교육에만 치중하고 있다. 기도의 훈련, 생활의 훈련을 시키지 않는다. 이 균형을 바로 잡아야 한다”며 “먼저 강력한 기도운동, 기도훈련을 신학교에서부터 펼쳐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이번 국제학술대회 첫 주제발표자인 리차드 뮐러 교수가 ‘칼빈은 칼빈주의자인가?’(Was Calvin a Calvinist?)라는 제목으로 칼빈에 대한 다양한 신학적 해석들을 소개하며 칼빈주의자와 칼빈주의 등 기존 용어들에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다.

뮐러 교수는 먼저 ‘칼빈주의자’를 “어떤 특정한 주제에 대한 칼빈 자신의 입장, 아마도 예정론에 대한 칼빈의 가르침을 서술하는 사람을 가리키기 위해 대체로 사용되어 왔고, 칼빈의 추종자를 가리키는 용어로도 쓰였으며, 개혁주의 신학 일반을 가리키는 것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칼빈주의’에 대해선 “첫째, 칼빈 자신의 독특한 신학적 입장들을 가리키되, 어떤 경우에는 ‘기독교강요’에 나타난 칼빈의 신학을 가리키기 위해 사용된 용어였다. 둘째, 때때로 이것은 칼빈을 추종하는 자들의 신학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셋째, 나아가 ‘칼빈주의’라는 말은 ‘개혁주의(Reformed)’ 혹은 ‘개혁주의 전통(Reformed tradition)’의 유사어로 보다 빈번하게 사용되어 왔다”고 정의했다.

뮐러 교수는 “칼빈주의나 칼빈주의자 등의 용어는 다양한 문제들을 갖고 있다. 이 용어들은 시대착오적인 것이며 과도한 단순화를 추구한 결과”라며 “칼빈주의의 여러 의미들은 제각각 칼빈의 사상 및 그것과 16~17세기 개혁주의 전통 사이의 관계에 대한 그릇된 견해들을 양산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뮐러 교수는 “‘칼빈은 칼빈주의자인가’라는 물음의 답변은 당연히 부정적인 것이다. 칼빈은 ‘칼빈주의자’가 아니다. 그리고 ‘칼빈주의자들’도 칼빈주의자가 아니다”며 “그들은 개혁주의 전통에 모두 기여한 자들이다. 개혁주의 전통은 처음부터, 물론 신앙 고백적 테두리 안에서 다양성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오늘날 칼빈주의와 칼빈주의자가 자니치게 편협한 의미만을 담고 있음을 비판했다.

한편 나머지 주제발표자인 에릭 필즈 교수와 다니엘 로우 교수는 29일 각각 ‘어떻게 하나님의 사랑이 폭력을 사용할 수 있나?’(How can a God of Love use Violence?) ‘성경적 상담: 돌봄에서 성경 사용을 위한 유기적, 그리고 성례전적 접근’(Biblical Counselling: An Organic and “Sacramental” Approach to the Use of Scripture in Care Giving)을 제목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복음주의신학회

지금 인기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