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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빈대 김진웅 이사장(좌)과 길자연 총장(우).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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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빈대학교(총장 길자연 목사, 이사장 김진웅 목사) 사태가 소속 교단 노회에서 최종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칼빈대는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의 종합감사 후 반 년 넘게 내분을 겪고 있다. 이사장측에서 학교 발전을 위한 조치는 도외시한 채, 교과부 지적사항을 이유로 총장을 해임하려는 시도를 반복적으로 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김진웅 이사장은 이사회 결의도 거치지 않고 불법적으로 길자연 총장 직위를 해임 통보했다가 법원 판결에 의해 무효화된 뒤에도, 정관을 개정해서라도 해임을 강행하려는 무리수를 지속하고 있다. 대개 이같은 일이 벌어지면 이사장이 총장을 보호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더군다나 길 총장과 김 이사장은 같은 노회 소속이다.
이런 와중에 칼빈대는 최근 신입생 정원 100명 감축 예고조치를 받았다. ‘수익용 재산 확보율’과 ‘전임 교원 확보율’이 기준치에 크게 미달했다는 이유였다. 대학교로서 학생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치명적인 사건이다. 당장 약 7억원에 가까운 연 예산이 감축된다. 연 예산이 약 50억원 정도로 알려진 칼빈대로서는 존폐까지도 우려해야 할 수준인 것이다.
◈이사회의 재단 출연금 전무해 사태 악화=대교단인 합동총회의 인준신학교인 칼빈대가 어쩌다가 이러한 상황에 처하게 됐을까. 많은 학교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이사진의 무능함을 지적하고 있다.
현재 칼빈대에서 법인 이사들의 재단 출연금은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이사들이 학교 운영에 재정적으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아, 고질적인 경영 부실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이사들 중에는 오히려 학교를 이용해 부당 이익을 취한 이들도 있다. 특히 박모 이사의 경우 얼마 전 교과부 감사 결과 칼빈대 대학원 공사 과정에서 자신이 대표로 있는 S기업이 계약시 설계내역과 다르게 공사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부족 시공된 총 3건 약 3200만원에 대해 감액조치를 하지 않고 준공한 바 있으며, 현재까지도 이를 환수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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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 감사 이후 긴 내홍에 시달리고 있는 칼빈대학교. ⓒ크리스천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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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이사회는 지난 3월 31일 교과부 감사 결과 통보 이후 지금까지, 지적사항들을 개선하고 전입금을 확충하는 등 학교를 개혁·발전시키기 위한 조치는 아무 것도 취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길자연 총장에게만 책임을 전가해 무리하게 해임을 강행하려는 듯한 모습만 보여 관계자들을 당황하게 하고 있다.
◈개선 조치는 도외시한 채 총장 해임에만 무리수=특히 김진웅 이사장은 교과부 종합감사 결과가 발표되자 이사회 결의도 거치지 않고 불법적으로 길자연 총장에 대한 직위해제 통고서를 보냈다가 법원에 의해 효력정지 판결을 받기까지 했다.
김진웅 이사장은 한 기자회견에서 길자연 총장을 해임하려는 이유에 대해 “길 총장이 학교 일에 대해 모든 것을 책임지고 추진하겠다고 해서 이사회가 방관해왔는데, 그로 인해 교과부의 많은 지적을 받게 됐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길자연 총장측은 “지금까지 모든 결정은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서 집행해왔으므로, 총장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맞서고 있다.
전후 사정을 살펴볼 때, 교과부로부터 전원 경고 조치를 받은 칼빈대 이사회가 오직 길자연 총장에게만 모든 책임을 물어 해임하려 하는 것이 합당한지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더욱이 길자연 총장은 이미 검찰 조사 결과 무혐의 판결이 났듯 단 한 차례도 교비를 횡령한 적이 없으며, 오히려 매월 500만원에 달하는 자신의 급여를 전액 학교 발전을 위해 헌금해왔다.
◈김진웅 이사장의 ‘학교 사유화 의혹’, 초점 부각=반면 김진웅 이사장의 경우 지금껏 재단 출연금이 한 푼도 없을 뿐더러, 최근에는 ‘칼빈대 사유화 의혹’도 받고 있다. 기존 이사 중 3인(이사장 포함)과 감사 중 1인 및 법인과장이 김진웅 이사장이 담임하는 은석교회 소속이기 때문이다. 또 새로 충원해 임원취임승인 신청을 한 이사 한 명도 은석교회 소속이다. 이들도 모두 김 이사장과 마찬가지로 재단 출연금이 한 푼도 없는 상황이다.
한 학교 관계자는 “김진웅 이사장은 자신이 설립자도 아니고 운영자금에 기여한 바도 없으면서, 합동 교단과 기독교계의 공적 기관인 칼빈대학교를 사유화하려는 것 아니냐”며 “왜 이러한 행위로 물의를 일으키고 지도자의 위상을 깎아내리려 하는지 그 배후를 밝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본지는 이같은 의혹과 문제 제기들에 대해 확인하기 위해 김진웅 이사장과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김 이사장은 할 말이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질문 내용을 문자 메시지로도 보냈으나, 아직까지도 아무런 답변이 없는 상황이다.
◈근본적 해결 위해서는 노회 개입 필요=그렇다면 칼빈대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학교와 교단 관계자들은 교계 내에서 이를 원만히 해결할 ‘갈등조정기구’의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김진웅 이사장은 현 학교 재단에 아무런 재산을 출연하지 않았으므로, 길자연 총장과 김진웅 이사장이 속한 노회이자 학교 설립에 모태가 된 노회인 합동측 평양노회에서 최종 판결을 내려서, 갈등을 봉합·수습하고 새 출발을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대부분 사립학교의 경우 이사회에서 학교 운영 전반의 최종 결정을 하지만, 칼빈대의 경우 평양노회가 설립을 주도했기에 이사회가 노회의 뜻에 반하거나 한두 사람이 사유화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학교 정관 제6조2항(재산 출연자 정관 기재)을 봐도 현 이사장과 이사들은 재산을 단 한 푼도 출연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칼빈대 출신들은 주로 학교가 소속된 합동 교단에서 안수를 받고 목회를 하게 되므로, 이 문제는 학교를 세운 해당 노회가 결론을 내려서 수습하는 것이 제일 합리적이라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속 노회는 곧 이 문제에 대해 긴급 회의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웅 이사장측을 비난해 온 칼빈대 동문·교수·교직원과 일부 법인 이사들은 급기야 이 문제에 대해 정식 제소하고 공정한 판결을 요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노회가 열리면 최종적인 판결이 나올 것이고, 그에 따라 칼빈대 사태는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소속 노회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학교가 특정 개인에 의해 사유화되는 상황은 막아야 하며, 이를 위해 적어도 현 이사들 중 이사장 교회 소속 교인들은 반드시 해임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