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종교개혁기념 학술강좌’가 20일 오후 서울 광장동 장로회신학대학교(총장 장영일)에서 ‘개혁교회의 목회 리더십’을 주제로 열렸다.

강좌에선 장신대 배요한 교수가 ‘한국적 목회자상과 그 리더십의 조건에 관한 연구-한국인의 종교적 심성의 세 특성과 연관하여’를 주제로 한국인들의 종교성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바람직한 목회 리더십을 논했다.

배 교수는 ‘단군신화’를 중심으로 한국인들의 종교적 특징을 세 가지로 분석했다. ▲하늘고향의식과 ▲우리주의 ▲뜨거운 종교적 열정이 그것이다. 배 교수가 단군신화에서 이같은 종교적 특징을 살핀 건 “어느 한 나라 사람들의 종교적인 특징을 알아보는 데 제일 좋은 방법은 그 나라가 가진 건국신화를 알아보는 것”이라는 그의 생각 때문이다.

먼저 ‘하늘고향의식’에 대해 배 교수는 “단군의 후손이 한국인이라는 신화의 이야기는 한국인들이 비록 땅에 살아가고 있지만 그 근원(고향)은 하늘이었고, 하늘에 살던 신적 존재였다는 상징적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배 교수는 이런 ‘하늘고향의식’을 가진 한국인들에게 종교가 주는 기능은 “땅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하늘의 세계를 맛보고 누리게 하는 방법을 제시하며, 그 하늘의 모습을 향유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목회자에게 “성도들이 자신들을 하늘과 같은 존재로 느낄 수 있게 하는 영성이 있어야 한다”는 게 배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그래야 그 목회자는 ‘천인’(天人)으로 인정받을 수 있고, 그를 따르는 모든 평신도들도 천인이 되고자 하는 열망으로 그와 함께 열심히 영적인 삶에 헌신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인의 두번째 종교적 특징인 ‘우리주의’에 대해 배 교수는 “단군신화에 의하면 단군 아버지 쪽의 가족들은 하늘에 속한 신적인 존재였다. 아버지인 환웅도, 할아버지인 환인도 다 하늘에 사는 한 가족이었다”며 “그래서 하늘에서 ‘우리’(단군, 환웅, 환인)는 한 가족, 곧 하나다. 이것이 바로 한국 사람들의 인간 이해의 가장 중요한 특성인 ‘우리주의’의 핵심 내용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 교수에 따르면 이런 특징을 가진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리더는 바로 ‘우리주의의 성취자’다. 그는 “한국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좋아하는 지도자상에는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마음이 따뜻하고 포용력이 있으며 넉넉한 마음을 가진 지도자”라며 “이는 같은 집단에 있는 다른 사람들과 내가 서로 사랑하고 배려하는 관계를 갖기를 원하는 ‘우리주의’와 ‘가족중심주의’ 사상이 한국인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도자가 자신의 그룹 안에 있는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자신의 가족처럼 사랑하게 되면 그 그룹은 작은 천국이 된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한국인들의 마지막 종교성인 ‘뜨거운 종교적 열정’에 대해 “한국인들의 삶의 의미는 앞서 설펴본 바와 같이 이 땅에서 하늘과 같은 존재로 살아가는 것에 있다”며 “그러나 현실의 삶의 자리에선 하늘과 같은 존재로 살아가지 못하는 많은 모습들이 있다. 그래서 한국인은 종교를 통해 하늘과 같은 존재임을 스스로 자각하고 나아가 하늘과 같은 존재로 살아가기 위한 노력을 제시받기 원한다. 이것이 뜨거운 종교적 열정과 종교적 참여로 꽃피우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배 교수는 이러한 종교적 열정이 이성적이기보다 감정적이라고 했지만, 그렇다고 이성적 활동을 거부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실 한국교회만큼 성경공부가 많은 교회도, 소그룹에서 예배를 강조하는 나라도 없다”며 “성경공부라는 것은 지극히 이성적인 활동이다. 이런 면에서 한국인들이 신앙생활엔 매우 이성적인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특징과 관련된 목회 리더십으로 배 교수는 ▲경건과 학문의 조화 ▲입이 아니라 몸으로 가르치는 것 ▲영적 욕구를 채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뜨거운 열정의 공유 ▲리더 그룹에 대한 권한 위임 등을 꼽았다.

한편 배 교수의 발제에 이어 장신대 김영동 교수가 ‘개혁교회의 선교적 목회리더십’을 제목으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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