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심석희(17·세화여고)의 그늘에 가려있던 박승희(22·화성시청)가 소치에서 빛을 발했다.
박승희는 22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소치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차지해 2관왕에 올랐다.
앞서 열린 3000m 계주에서 올림픽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박승희는 이날 1000m까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박승희는 이번 시즌 1~4차 월드컵 시리즈 개인 종목에서 한 차례도 금메달을 얻지 못했다. 2차 대회 1000m와 3차 대회 1500m 2위가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때문에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는 혜성같이 등장한 후배 심석희에게 온통 관심이 쏠려 있었다.
심석희는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 월드컵시리즈 10개 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종합우승을 차지했던 까닭이다.
하지만 이번 소치올림픽의 주연은 심석희가 아닌 박승희였다.
500m 결승에서 방해를 받아 두번이나 넘어지며 일어나는 감동의 레이스를 보였던 박승희는 국민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이한빈(26)과 연인 사이인 점과 '국가대표 3남매' 소식이 전해지며 이슈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남동생 박세영(21·단국대)은 쇼트트랙 대표팀에서, 언니 박승주(24·단국대)는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으로 함께 이번 올림픽에 출전했다.
박승희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스케이트에 입문해 중학생이던 2007년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러나 국제 대회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순발력이 남달라 단거리에서 기대를 받았지만 압도적인 실력은 아니었다. 월드컵 시리즈에서 간간이 1000m 정상을 밟기는 했지만 그보다 3000m 계주에서 우승을 차지한 횟수가 더 많았다.
팀 플레이에 능한 박승희는 빠른 순발력을 활용해 계주 경기에서 빛을 발했다. 이번 올림픽 3000m 계주에서도 초반 자리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며 한국이 금메달을 따는 데 기여했다.
4년 전 여고생 스케이터이자 대표팀 막내로 밴쿠버 올림픽에 첫 참가한 박승희는 다시 찾은 이번 올림픽에서 에이스로 자리매김하며 꽃을 피운 것이다.
◇ 박승희 프로필
▲생년월일·출신지 = 1992년 3월28일·경기도 수원
▲신체 = 167㎝·57kg
▲출신교 = 수원 소화초-서현중-수원 경성고
▲국제대회 주요 성적
-2007 세계 주니어 쇼트트랙 선수권 2000m 계주 우승
-2007~2008 ISU 쇼트트랙 월드컵 2차 대회 1000m 우승
-2007~2008 ISU 쇼트트랙 월드컵 6차 대회 3000m 계주 우승
-2008년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 3000m 계주 우승
-2009~2010 ISU 쇼트트랙 월드컵 1차 대회 3000m 계주 우승
-2010밴쿠버동계올림픽 1000m·1500m 3위
-2010년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 2관왕(3000m 계주·1500m)
-2010~2011 ISU 쇼트트랙 월드컵 3차 대회 3000m 계주 우승
-2011년 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1000m 우승
-2012~2013 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 1000m 우승
-2013년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 1500m 우승
-2013~2014 ISU 쇼트트랙 월드컵 1·2·3차 대회 3000m 계주 우승
-2014소치동계올림픽 2관왕(3000m 계주·1000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