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기독교 전통이 강한 남부 지역을 의미하는 '바이블 벨트(Bible Belt)'가 최근 가장 가족의 해체 문제가 심각한 지역으로 조사되어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미국 기독교 가정사역 단체인 패밀리리서치카운슬(Family Research Council) 내 결혼과종교연구회(Marriage and Religion Research Institute)를 이끌고 있는 팻 페이건(Pat Fagan) 대표는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블 벨트 지역의 가정은 심한 곤란을 겪고 있다"며, "예배를 덜 드리는 이들일수록 가정은 온전하며 예배를 더 많이 드리는 이들일수록 가정이 손상돼 있다"고 지적했다.
호프크리스천 교회의 담임목사이자 하이임팩트리더십연합체(High Impact Leadership Coalition) 창립회장인 해리 잭슨 Jr. 주교 역시 흑인 공동체 내에서 가정의 붕괴가 유독 두드러진다며, 인종에 따른 차이를 설명했다.
그는 "흑인 가정이 사회적 추세를 가장 끔찍하게 체험하고 있으나, 이는 그들이 앞장서는 것 뿐"이라고 단언했다. 잭슨 주교는 또한 "우리 자녀들 중 절반은 자신들이 가족 안에서 사랑 받고, 인정받는다고 느끼지 못한다"면서, 아시아 가정들의 경우 가족 붕괴 비율이 가장 낮으나 그들도 똑같은 길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발표된 '연례 4차 가정의 지속과 거부에 관한 지표(The Fourth Annual Index of Family Belonging and Rejection)' 조사 과정에서는 성인기에 접어든 자녀들이 가정의 해체를 경험했는지 여부를 설문했다. 페이건 대표는 설문에서 '15세에서 17세까지의 자녀들 중 부모가 혼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가정에 머물고 있는 비율'을 측정했다고 밝혔다.
이 조사에 따르면, 15세-17세의 청소년 중 출생 무렵, 혹은 그 이전부터 혼인 관계를 유지해 온 생물학적 부모에 의해 양육된 비율은 46%에 그쳤다. 54%는 부모가 혼인 관계를 유지하지 않았다.
지역적으로 보면, 남부 혹은 바이블 벨트 지역은 혼인 관계를 지속한 비율이 가장 낮고(42%) 북동부가 가장 높다(50%). 주 중에서는 유타 주가 가장 높고(57%) 컬럼비아 특별구가 가장 낮으며(17%), 미시시피 주(32%), 루지애나 주(36%)가 유타 주의 뒤를 이었다.
인종별로는 아시아인이 가정을 유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65%), 흑인이 가장 낮았다(17%).
백인 기독교인 가정의 실패
이러한 현상에 대해 페이건 대표는 "남부의 가정들은 그들의 신앙을 실천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회 출석률이 가장 높은 주는 남부에 있으며 보통은 교회에 많이 참석할수록 가정을 지키지만,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남부 교회들은 정말 성적으로 잘못하고 있다"고 그는 개탄했다.
지난 달에 발표된 또 다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성적인 도덕성에 엄격한 보수적인 개신교인과 복음주의자들의 이혼율이 자유주의 기독교인들보다 더 높았다.
흑인 가정
한편, 인종별로 볼 때 가장 가정 지속률이 낮은 흑인 가정들의 붕괴는 사회적인 요인과 깊은 관계가 있다. 잭슨 주교는 이 같은 붕괴의 뿌리가 린든 존슨(Lyndon Johnson) 대통령 당시의 '빈곤과의 전쟁' 때는 물론, 인종차별의 시대, 심지어 노예 시대에도 있었다며 동의를 표했다.
그는 "가정 붕괴에 따른 짐은 암 같은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가정이 단결했던 시민권 운동 시대 전에도 이 같은 공격을 받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잭슨 주교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남성들이 가정 내 자신의 역할과 개인으로서의 가치에 대해 부정적 느낌을 지니게 된 것은 노예제로부터 1960년대의 짐크로법(Jim Crow Laws, 공공장소에서 흑인과 백인의 분리와 차별을 규정한 법. 1876년부터 1965년까지 시행됐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말했다.
그는 "60년대 빈곤과의 전쟁이 일어났을 때, 워싱턴의 조치는 가족 빈곤의 문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주장했다. 그 새로운 구제 제도는 여성이 남성 없이 가족을 부양하는 것을 받아들일만하고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아시아계 미국인 가정
가정 지속률이 가장 높은 아시아계 가족들에 관해서 아시아계 미국인 전략 상담가인 DJ 장(DJ Chuang)은 이들의 문화적 관념을 설명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말해서 아시아 문화는 가족을 돌볼 책임, 의무, 충성의 가치를 매우 높게 여긴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가치들은 혼인 관계를 지속하게 만들고, 사회적인 낙인과 이혼에 대한 수치감을 피하라는 사회적인 기대에 의해 강화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잭슨 주교는 이에 동의하며 아프리카계 이민자의 첫 세대 역시 그들처럼 가정에 헌신했다고 밝혔다.
해결책은 교회의 개혁
페이건 대표는 교회가 가정을 지키지 못한 현실을 비판하며 이 부끄러운 상황을 고발할 구약의 선지자 같은 사람이 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나님의 법을 버린 것에 대해, 선지자는 무엇을 할 것인가? 하나님은 선지자를 통해 무슨 말씀을 하실까?"라고 물었다.
그는 "미국 도시의 가정들을 위해 기도해야 할 때"라고 밝히며, "전 교회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특히 "흑인 기독교인 가정이 그들이 한 때 지녔던 힘을 다시 회복하도록 헌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