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 여제'의 쾌속 질주를 안방에서 열리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볼 수 있을까.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과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잇따라 여자 500m 금메달을 목에 건 이상화(25·서울시청)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밴쿠버올림픽 여자 500m에서 당시 최강자였던 예니 볼프(35·독일)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건 이상화는 12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74초70을 기록,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상화는 보니 블레어(미국·1988캘거리~1992알베르빌~1994릴레함메르)와 카트리나 르 메이돈(캐나다·1998나가노~2002솔트레이크시티)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여자 500m 올림픽 2연패에 성공, 살아있는 신화의 반열에 올라섰다.
안방인 평창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4년 뒤, 이상화는 만 29세가 된다. 한국 나이로는 30세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스프린터로는 적지 않은 나이다.
현제 만 29세인 왕베이싱(중국)은 이날 레이스에서 초반 100m를 빠르게 통과했지만 후반 400m에서 힘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상화 이전에 여자 단거리를 호령했던 볼프 역시 최근에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초반 100m 레이스는 여전히 '명불허전'이지만 막판 400m는 힘이 확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이상화는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모습이다.
그는 이날 경기를 마친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3연패도 욕심이 나느냐'는 질문에 "아직 없다"고 짧게 답했다.
이후 다시 한 번 이상화에게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질문이 던져졌지만 이상화는 "소치동계올림픽이 진행 중인데 평창올림픽까지 생각하고 싶지 않다. 나중에 이야기하겠다"고 잘라 말했다.
그를 지도하고 있는 케빈 크로켓(40) 코치는 "이상화가 이번 올림픽에 집중했다. 계획은 나도 잘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평창올림픽 때 이상화의 나이가 많지는 않다. 평창에서 잘한다고 해도 놀랍지 않다"며 "이상화는 좋은 스케이터이고, 2018년에도 충분히 강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수 생활 가능 여부를 떠나 이상화가 평창올림픽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갈지는 본인에 의지에 달려있다.
이상화가 만약 4년 더 뛰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평창올림픽에서 블레어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올림픽 여자 500m 3연패에 도전하게 된다.
올림픽 2연패라는 대위업을 이룬 이상화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눈길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