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동계올림픽 남자 5000m에서 12위에 그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 이승훈(26·대한항공)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승훈은 지난 8일(한국시간) 소치 해안 클러스터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빙속 남자 5000m에서 6분25초61이라는 저조한 기록으로 12위에 머물렀다. 허탈한 그는 경기 후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남기고 경기장을 떠났다.
하루만에 입을 여는 그는 "허무한 생각이 많이 들었다. 자신이 있었는데, 하지만 올림픽은 역시 다르다고 생각했다. 철저히 준비했다고 하지만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올림픽의 벽은 높았다. 네덜란드와 유럽의 벽도 철옹성이었다"고 회상했다.
스스로 진단한 부진 이유는 '현지 적응 실패'와 '부담감'이다.
이승훈은 "러시아에 온 이후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등 현지 적응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다. 경기에 큰 영향을 줄지 몰랐는데 그렇게 됐다"고 설명했다.그는 "크라머의 우승은 예상했다. "긴장한 것도 원인이었다"는 이승훈은 "전날까지 긴장을 하지 않았는데 경기장에 오니 긴장감과 압박감이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모태범과 이상화와 함께 소리를 지르며 부담감 떨쳐놓은 그는 다시 남은 경기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이승훈은 "1만m는 부담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하겠다. 네덜란드가 더욱 강세를 보이겠지만 다른 선수를 의식할 상황이 아니다. 최선을 다해 5000m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하겠다"고 말 했다.
그는 "팀추월에서 후배들에게 기죽은 모습을 보이면 안된다. 형다운 모습으로 팀추월에 나설 수 있도록 1만m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온 힘을 쏟아붓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