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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학술원의 제3회 해외석학초청강좌에서 독일 뮌스터의대 요르크 리터 박사가 강연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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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은 16일 오후 서울 연지동 군선교연합회에서 제3회 해외석학초청강좌를 개최했다.
‘기독교 영성과 의료윤리’를 주제로 열린 이날 강좌에는 독일 뮌스터의대 정교수로 있는 요르크 리터 박사가 주강사로 참여했다. 그는 혈액종양학과 백혈병, 감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뮌스터대학교회의 장로로 있다.
리터 박사는 독일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소아암과 관련해, 과연 의사들은 죽음을 앞둔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를 강연했다.
그는 “독일에서는 매년 약 2천명의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암에 걸리고 있다. 이런 소아암은 집안 내 사고와 교통 사고 다음으로 빈번한 사망의 원인”이라며 “어려운 것은, 자신이 죽는지 아닌지, 만약 죽는다면 언제 죽는지를 묻는 아이들의 질문에 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리터 박사는 “이럴 경우 아이들은 죽음에 대해 어른들과 전혀 다른 상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고려돼야 한다”며 “죽음에 관한 질문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한 사람의 죽음의 정확한 시점은 의사의 손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손에 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리터 박사는 “내 생각으로는 의사가 죽음을 앞둔 아이들에게 ‘너는 네 병 때문에 죽게 될 것이며 우리들은 네 질병을 치료할 어떤 가능성도 갖고 있지 않다’고 설명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며 “유감스럽게도 나는 이러한 경우를 언젠가 한 젊은 동료를 통해 체험했다. 의사로부터 잔인한 설명을 들은 환자는 이후 자신의 죽음에 대해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얼마 후 한 의사로부터 그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학술원 원장 김영한 박사는 이날 강좌에서 “고도로 발전된 의료기술은 암으로 죽어가는 환자들을 소생케 하는 비율을 날로 높이고 있다”며 “그러나 현대의료기술이 창조주를 무시하고 인간을 대할 때 인간성의 존엄은 무시되고 인간은 단지 기술 조작의 대상으로만 취급된다. 생명의료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이에 상응하는 의료윤리가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박사는 “기독교 신자이자 의료인으로서 리터 박사는 ‘한 사람의 죽음의 정확한 시점은 의사의 손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손에 놓여져 있다’고 피력하고 있다”며 “이는 인간 존재의 종말이란 의료인의 손에 있지 않고 하나님의 손에 있다는 고귀한 생명의료윤리학적 통찰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