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대학교 기독교학과 김회권 교수가 故 하용조 목사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시도했다.
그는 월간 ‘복음과상황’ 최신호에서 “두란노 경배와찬양을 통한 찬양운동, 두란노서원을 통한 문서선교,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를 통한 교역자 양성, 오순절적인 지교회 개척운동과 해외선교운동 등 하용조는 실로 다양한 업적을 남긴 것처럼 보인다”며 “그러면서도 그는 사회문제, 정의, 남북통일 등에 관해서는 비교적 침묵하거나 소극적으로 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적절한 기회가 주어졌다면 이런 영역에도 투신했을지 모른다. 그는 개방된 사람이었고 자신의 약점과 부족한 점을 고치려고 했다”며 “하용조는 알려진 것보다는 훨씬 더 은밀하게 사회 선교적 프로젝트에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곤 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그럼에도 그의 많은 책들 중 어떤 책도 이런 진지한 사회 선교적 주제를 다루지는 않는다”며 “그가 정치적 논쟁에 빠져들지 않으려고 조심했을 수도 있었고 또 그런 것들을 다룰 신학적 훈련이나 소양이 모자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하용조 목사는 구약성경을 거의 강해하지 않았거나 구약성경 본문으로 설교를 즐겨 하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지치고 상하고 병든 영혼을 구원하려고 했으면서도, 지치고 병들게 만는 불의한 사회·정치·경제구조의 작동을 멈추거나 약화시키려고 하지 않았다. 그에게 교회에 나오는 영혼들은 사회적 역학 속에 부서지고 상하는 사회적 개인들이 아니라 단자적이고 고립된 개인들이었다”고 비평했다.
이어 “사회구조적인 불의 때문에 마음이 상하고 부서진 사람들을 사회과학적인 인식 없이 그냥 하나님의 자비가 필요한 순수 영혼으로 보려고 했던 것”이라고 말한 김 교수는 “전체적으로 하용조 목사는 융합적인 신앙 노선의 소유자였다. 온누리(교회)에서는 예장통합과 예장합동이, 장로교와 오순절운동이 만났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온누리교회에 대한 평가도 내렸다. 그는 “하용조가 앞만 보고 달려갔기에 많은 지교회와 회중들에게 아름다운 승계 사역의 모범을 보여 주지 못한 채 부름을 받은 것도 안타깝다”며 “온누리교회는 하용조의 빛의 유산을 잘 이어받되 하나님 나라의 정의와 자상한 돌봄까지 내포하는 통전적 선교에 주력하여야 할 것이다. 비전교회라는 이름, 무수한 지교회 개척을 통한 세력 확장보다는 그리스도의 향기와 선한 영향력을 증대시키는 교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또한 온누리교회와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는 하용조가 관여했던 독립교단운동이 또 다른 교단으로 발전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여야 할 것”이라며 “하용조가 남긴 미완의 과업 중 하나는 독립 교단 관여다. 이 점이 논란거리다. 그래서 예장 통합총회가 하용조의 이런 분파적 행동에 주목하며 교단 소속감의 분명한 표명을 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개인적으로는 우정과 동역의 사람이지만, 온누리교회 자체가 하나의 자기 충족적, 교단적인 규모를 가졌기 때문인지 다른 교회와 기관과의 연합과 동역에 큰 열심을 내지는 않았다. 그가 범온누리 교단의 총회장급 지도자였고 사도급(?) 교회 개척자로 존중되었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생각 있는 그의 벗들은 온누리교회와 하용조 사이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끼어들 여지가 적어 보인다는 우려를 보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