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 도 사우이페(브라질) = 로이터/뉴시스】홍명보(44) 축구대표팀 감독이 내년 브라질월드컵 조편성에 대해 결코 만만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4위인 한국은 7일(한국시간) 브라질 바히아주 코스타 도 사우이페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조 추첨식'에서 벨기에(11위)·알제리(26위)·러시아(22위)와 함께 조별리그 H조에 포함됐다.
남미나 유럽 최상위권 국가들과의 대결을 피하게 된 한국은 비교적 무난한 조에 편성됐다. 충분히 16강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홍 감독은 자칫 흐트러질 수 있는 분위기를 다잡았다. 섣부른 방심을 경계했다.
조추첨식을 마친 홍 감독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1월 같은 조에 속하게 된 러시아와 친선전(1-2패)을 치렀다"며 "하지만 그 사이 많은 것들이 변했고 우리는 상대를 파악하기 위해 더 많은 것들을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람들은 H조가 비교적 '쉬운 조'에 속한다고 평가하고 있는데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우리의 경쟁자들은 강하다. 모두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그 어떤 상대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굳은 의지를 나타냈다.
파비오 카펠로(67) 러시아 감독은 "H조에서 신체적으로 강한 두 팀을 특히 경계하고 있다"며 "한국 선수들은 신체 능력과 투지가 매우 뛰어나다. 벨기에 역시 훌륭한 선수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굉장히 빠른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히드 할리호지치(61) 알제리 감독은 "우리 조에는 강팀도 약팀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벨기에는 이번 대회 최고의 다크호스다. 러시아 역시 명장의 지도를 받고 있고 한국도 활동량이 많은 훌륭한 팀이다. 그러나 우리 역시 관광을 하기 위해 여기까지 온 것은 아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조별리그에서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마르크 빌모츠(44) 벨기에 감독은 "굉장히 흥미로운 조가 탄생했다"며 "상대를 얕잡아 보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조별리그 경쟁국들은 '월드클래스' 수준의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 벨기에는 반드시 16강에 진출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국과 함께 아시아 축구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일본(48위)은 콜롬비아(4위)·그리스(12위)·코트디부아르(17위)와 한 조에 속했다.
알베르토 자케로니(60) 일본 감독은 "아프리카 최강팀인 코트디부아르와 한 조에 편성돼 아쉽기는 하지만 2개의 유럽 국가와 만나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며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의 경험을 살려 이번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대회 개최국이자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인 브라질(10위)은 크로아티아(16위)·멕시코(20위)·카메룬(51위)과 함께 A조에 편성됐다.
루이스 펠리프 스콜라리(65) 브라질 감독은 "상당히 강한 상대들과 만나게 됐다"며 "16강 토너먼트와 같은 미래의 일은 생각하지 않겠다. 당장 눈앞에 놓인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 크로아티아와의 대회 개막전에 모든 정신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루과이(6위)·코스타리카(31위)·잉글랜드(13위)·이탈리아(7위)가 나란히 이름을 올린 D조는 이번 대회 '죽음의 조'로 등극했다.
로이 호지슨(66) 잉글랜드 감독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죽음의 조에 속하게 됐다"며 "정말 힘든 조별리그가 될 것이다. 특히 우루과이와 이탈리아와의 대결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대회에 임하겠다"고 담담하게 각오를 전했다.
체사레 프란델리(56) 이탈리아 감독은 "이번 조편성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쉬운 조에 걸렸다며 미리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언론의 평가가 더 두려운 일"이라며 "우리는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 3·4위 결정전에서 우루과이를 제압한 경험이 있다. 심리적으로 앞서 있다는 이점을 살려 이번에도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월드컵은 6월 13일 상파울루에서 열리는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