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이징 두산, '어게인 2001' 이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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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은 한마디로 '어메이징'이다.

정규시즌 4위에게 한국시리즈를 전망하는 이는 드물었을 것이다.
두산은 피말리는 준PO 5차전을 벌였다. 내리 두 판을 내주며 PO진출을 흐릿하게 바라보는듯 하더니 이내 3연승의 기적을 일으키며 PO 무대에 올랐다. 그러나 넥센과 3번의 연장승부 두산은 만신창이가 되있었다. 삼성은 LG 마운드 분석에 더 집중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열흘간의 휴식이 독이였을까? '무적 LG'의 팡파르는 2차전 뿐이었다. 두산이 3승 1패로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2008년 이후 5년 만의 쾌거다.

준PO에서 5게임을 치르고 PO에서 승리한 팀은 두산이 유일하다. 두산의 팀컬러에 맞게 '뚝심'에서 나온 결과다. 두산은 2004년부터 올해까지 10년간 무려 8번이나 가을잔치를 즐겼다. 이 중 3번은 KS였다.

올해 두산의 DNA는 다르다. 두산 간판 얼굴들이 대거 교체됐다. 마운드에서는 2년 연속 10승을 거둔 우완 에이스 노경은이 개근 선발로서 꾸준히 자리를 지켰고 더스틴 니퍼트도 3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둔 효자 외국인 투수. 무엇보다 첫 풀타임 시즌서 10승을 거둔 좌완 유희관이 포스트시즌 3경기서 1승무패 평균자책점 0.84 특급투혼을 발휘하며 두산의 가장 큰 원동력으로 자리잡았다. 현재 두산이 2연속 포스트시즌 업셋 중인 가장 큰 이유는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5이닝 이상 버틴 선발진 덕분이다. 야구 관계자들과 팬들로부터 선수 운용에 대해 지적도 받았던 김진욱 감독의 공로 중 하나는 바로 선발진 강화다.

그러나 김진욱 감독은 준PO와 PO경기에서 어떻게든 선발선수로 이닝을 길게 끌어갔다. 불안한 불펜이 그 이유다. 사실상 두산의 불펜은 2000년대 들어 가장 취약한 수준이다. 무엇보다 엔트리 내 유일한 좌완 유희관을 선발로 쓰고 있어 계투진에 왼손 투수가 전무하다. 데릭 핸킨스가 1세이브를 기록했지 투구 내용을 따져보면 안정감이 떨어진다. 기대를 모았던 정재훈은 아직 제 실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건 준PO 넥센과의 경기에서 크게 흔들리던 홍상삼이 제모습을 찾아가고 있는것이다. 2년차 우완 윤명준도 제몫을 해주고있다.

타선 또한 신선하다. 김동주가 타석은 최준석이 거포자리를 지켜줬고 이원석의 타격감이 절정에 이르면서 타점을 올리는데 한몫을 해내고 있다. 임재철, 민병헌의 레이저빔 송구, 정수빈의 절묘한 다이빙캐치, 포수 최재훈의 도루저지가 한국시리즈 티켓을 거머쥐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이제 두산은 삼성이라는 '큰 산' 앞에서 "어게인 2001"을 외치고 있다. 삼성은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처음으로 정규리그를 3년 연속 우승했다. 삼성은 첫 3년 연속 정규리그·KS 통합 우승을 위해 모든 힘을 다 퍼부을 작정이다.

양팀은 2005년 이후 8년 만에 KS에서 맞붙는다. 당시 삼성은 선동열 감독(현 KIA 감독)이 사령탑을 맡았고 김경문 감독(현 NC 감독)이 두산의 지휘봉을 잡았다. 선동열 감독이 시리즈 전적 4전 전승으로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삼성과 두산은 이후 2008년, 2010년 PO에서 맞붙어 1승씩 나눠 가졌다. 2008년에는 두산이 이겼고, 2010년에는 삼성이 설욕해 KS에 올랐다.

올 시즌 상대 전적은 9승7패로 삼성이 우세다. 두산은 전신 OB 시절을 포함해 KS에서 삼성과 3번 싸워서 2승1패를 기록했다. 두산은 프로야구 원년인 82년 KS에서 4승1무1패로 삼성을 제쳤고 2001년에도 4승2패로 마지막에 웃었다.

정규리그 3위였던 두산이 역전 우승을 차지한 2001년 이후 모두 정규리그 1위 팀이 KS 우승컵을 차지했다.

만약 이번에도 두산이 삼성을 꺾으면 12년 만에 또다시 기적을 일으키는 셈이다. 올해 프로야구 왕중왕을 가리는 KS는 24일 오후 6시 달구벌(대구구장)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KS 1·2, 6·7차전은 삼성의 홈인 대구에서, 3∼5차전은 두산의 홈인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다.

#한국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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