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교수는 “오늘의 한국교회는 위기상황이다. 교회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고 세상이 교회를 향해 크게 잘못됐다고 비판하고 있다”며 “그 중 중요한 것 하나가 세상의 선거를 감시하고 바르고 정의로운 선거를 위한 파수병의 가능을 해야 할 교회의 선거가 세상을 능가할 정도로 부패돼 있다는 비판”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러한 교회 선거의 부패가 한국교회의 고질적인 번영신학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출세하고 영광스러운 자리에 앉는 것이 하나님의 축복이라는 신념이 한국교회 안에 깊이 침투해 있다”며 “많은 교회가 예수 믿어서 성공한 사람들을 열거하며 예수를 믿으면 이렇게 출세하고 잘 될 수 있다는 것을 설교한다. 오늘의 위기는 교회 지도자들이 섬김의 길을 가지 않고 변영과 영광의 길을 가려 하기에 일어난 위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교단 총회장과 총대 선거를 바르게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안했다. 그에 따르면 지금 각 교단의 선거가 부패한 이유는 물론 번영신학 때문이지만 총회 선거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선게 제도 자체를 개혁하지 않고는 지금까지 있었던 문제들은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더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총대 명단' 바뀌지 않아 '정치조직화' …총회장, 투표 후 제비뽑거나 그 반대로 정해야
김 교수는 먼저 총회 총대(대의원) 선거 개혁을 위해 ▲총회 총대는 3년을 하면 반드시 3년을 쉬게 할 것과 ▲총회 총대의 30%는 전문가로 채울 것을 제안했다.
그는 “어떤 경우든 총대로 봉사하는 사람은 연속적으로 할 수 있는 기간을 3년으로 제한하고 1년이든 2년이든 3년이든 한 번 봉사한 사람은 최소한 3년을 쉬게 해야 한다”며 “그 이유는 총회 내 불필요한 정치꾼의 활동을 제한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각 노회에서 올라오는 총대의 명단을 보면 거의 변하지 않는다. 긴 세월 동안 총회의 총대가 되고 그런 까닭에 자연스레 정치조직이 형성되면서 불필요한 정치꾼들이 많이 활동하게 된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또 “총회가 제 기능을 하려면 총회 안에 많은 전문가가 있어야 한다”며 “총회를 위해 아무런 공헌도 하지 못하고 총회의 총대라는 명예만을 갖기 원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자리를 빨리 비워주는 결단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총회장 선거의 개혁을 위해선 제비뽑기를 통해 하나님이 개입할 여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김 교수는 주장했다. 이를 위해 ▲맛디아식 선출 방법과 ▲역맛디아식 선출 방법을 제안했다.
김 교수가 제안한 맛디아식 선출 방법은 “총회장에 입후보한 사람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총대들이 투표를 해서 상위 2인을 최종 후보자로 정한 다음, 온 총회가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한 후에 제비뽑기로 마지막 한 사람을 총회장으로 정하는 방법”이다.
김 교수는 “이 방법은 총회장에 입후보한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제비뽑기 하는 것과는 다른 방법”이라며 “모든 입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제비뽑기를 하는 경우에는 총회장으로서의 역량에 근본적으로 미달하는 후보가 뽑힐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맛디아식 선출 방법은 모든 입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일차 투표를 하기 때문에 자격 미달자 등을 낙선시키고 자격 있는 최후의 두 후보만을 남겨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제비뽑기를 하는 이유는 최종 결정을 하나님께 맡긴다는 신앙적인 결단도 있지만 총회장 선거의 과열을 막자는 것이 현실적인 이유”라고 말했다.
역맛디아식 선출 방법은 맛디아식 선출 방법과는 반대로 제비뽑기로 먼저 2인을 정한 후에 그 2인을 두고 투표하는 방법이다. 김 교수는 “맛디아식 선출 방법이 선거운동의 과열을 상당 부분 방지할 수는 있어도 여전히 부정적인 선거운동의 가능성은 존재한다”며 “역맛디아식 선출 방법은 선거운동의 부정적 차원을 더욱 철저히 막아보자는 의도를 지닌 선출 방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김 교수는 이런 방법 외에도 총회장이라는 명칭을 머슴으로 바꾸거나 혹은 총회 의장으로 바꿔 총회 구조를 지금과는 다른 방법으로 운영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이런 방법들이 총회 선거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상당 부분 해결할 것이고 총회 선거로 말미암은 많은 비난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런데 이런 선거제도의 수정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번영의 신학에 물들어 있는 한국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길인 섬김의 신학을 가르치고 섬김의 길을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