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위한 '다르지만 통하는 공동체' 예수 정신으로 가능"

선교
북한·통일
신수연 기자
neco17@cdaily.co.kr
하충엽 교수, 한교연 '통일로 가는 길' 제2차 심포지움서 주장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대표회장 박위근)과 남북교회협력위원회(위원장 김용덕 장로)이 주관하고 굿타이딩스가 주최한 <통일로 가는 길 -2013 서울 심포지엄>이 '그래도 우리는 계속 선교해야 한다'는 주제로 2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24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교연-굿타이딩스 통일로 가는 길 '제2차 심포지엄'이 열린가운데, 참석자들이 기도하고 있다.   ©채경도 기자

굿타이딩스 이사 오창우 목사의 인도로 진행된 1부 예배에서 손달익 예장통합 직전 총회장이 설교를 전했다.

2부 심포지엄에서는 장신대 하충엽 교수가 '남북한 주민의 동질성 회복을 위한 성서적·신학적 연구'를, 장신대 이만식 교수가 '교회를 통한 북한의 사회봉사 사역의 활성화 방안'을, 백석대 오현기 교수의 '분단 상황 아래서의 교류와 협력을 위한 교회의 역할'을 각각 발제했다. 논찬자로는 영락교회 유창원 박사와 국립외교원 전봉근 교수, 장신대 한국일 교수가 나섰다.

손달익 목사(예장통합 직전 총회장)가 설교하고 있다   ©채경도 기자

'남북한 주민의 동질성 회복을 위한 성서적·신학적 연구'를 발표한 하충엽 교수는 1998년 이후에 입국한 북한 이탈주민들 중에서 기독교인(이하 자유인)과 해방(1945년)과 한국 전쟁(1953)년 사이에 남한으로 이주한 그리스도인(이하 월남민)들 사이에서 민족정체성의 이질화가 일어났으며, 이는 서로가 만날 때 배타적인 관계를 발생시킨다고 밝혔다.

이를 극복하고 새로운 민족정체성을 가진 통이(統異:다르지만 통하는)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은 동일 집단을 구하는 이 세상의 원리로는 불가능하며 의인이면서 죄인의 식탁으로 오신 예수의 정신을 근간으로 해서 형성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 교수가 영락교회를 중심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자유민과 월남민은 동질의 언어와 문화를 사용하던 한나라의 민족이지만 분단 이후 다른 체제와 사상 속에서 반세기 이상을 살아왔기 때문에, 두 집단 사이에 사물에 대한 인식, 언어의 심층해석과 행동에 대한 불이해로 민족 정체성의 이질화가 이뤄졌다. 하 교수는 "따라서 두 집단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배타'가 발생하고 이는 한 민족 공동체의 경계선 안에서 한 구성원으로 생활하는 데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한다.

하 교수는 "반공교육으로 반공주의가 강화된 월남민은 내면에서부터 북한 사람은 거짓말쟁이라는 신념체계가 형성돼 자유민들에 대해서 자동적으로 오점 만들기(stigma) 행태가 나타난다"라며 " 자유인은 철저한 주체사상으로 사회화됐으며, 월남한 계층에 대해서는 지주들로서 호위호식하다가 남한으로 내려온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떠한 상황이 오면 거칠게 말하는 경향이 자동적으로 나타난다"라고 두 집단 사이에 배타가 일어나는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하 교수는 이러한 배타 현상을 해결하며 한 공동체를 형성하는 길이 필요한데, 이는 '몰트만'을 중심으로 한 성서적, 신학적 접근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마태복음 9장 9-13절의 내용: 세관 마태의 집에서 식사를 하시던 예수님의 모습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라고 말씀을 인용하며 "몰트만은 예수님의 행적은 '다양성 안에서 공동체 형성하기'로 해석했고, 이는 세상을 지배해 온 '닮음의 원리(likeness principle)'을 뒤집고 반대로 타자됨(otherness)를 받아들이는 공동체(unity by diversity)를 형성한 획기적인 사건이자 정신이라고 평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 교수는 "월남민이 자유민들의 정체성을 월남민화 시키는 것은 비판받을 일이며, 다른 한편으로 분단 전의 동질성 회복도 불가능하다"라며 "의인인 예수가 죄인과 함께 식탁 공동체를 형성한 예수의 정신이 바탕이 되는 공통체가 복음 안에서의 공동체 형성의 길을 제시해 준다. 예수의 정신을 바탕으로 한 공동체 형성은 '새로운 창조'다"라고 밝혔다. 이 같은 통이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서 서로 다른 두 공동체는 서로의 공동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긴 시간이 요구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하 교수는 누가복음 10장 29절-37절 내용: 예수님께서 종교 등 모든 상황에서 보잘 것 없었던 사마리아인을 영웅으로 묘사하고 선한 사마리아 인이 참된 이웃이라고 일컬으시며 유대인과 사마리아인의 모든 경계를 허무시던 예화를 인용하며 "자유민와 월남민들 모두 예수를 따르는 그리스도인이므로 예수의 정신에 따라 민족 정체성의 이질화의 이해와 그 경계를 허물고 서로 존중하며,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민족정체성의 형성의 길인 통이공통체의 형성하면서 예수의 정신을 구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통이공통체의 형성 과정에서 필요한 신학적 접근으로는 '볼프'의 '포용신학'을 하 교수는 제시했다. 볼프의 포용신학은 배제에서 포용으로 움직이기 위한 네 가지 중심 부분인 ▲회개 ▲용서 ▲본질적으로 타인을 위한 공간 만들기 ▲기억의 치유를 말한다.

하 교수는 회개의 과정에 대해 "강한 반공주의에 의해서 자유민들에게 쉽게 오명을 씌우는 월남민과 주체사상의 사회화로 인해 강한 반감으로 월남민 오점만들기에 들어가는 자유민 모두 회개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라며 "모든 이들은 회개해야 하며 사랑의 왕국에서 시민임을 주장해야 한다"라고 설명한다.

하 교수는 "볼프에 의하면 회개는 절반의 과정이며 용서는 다른 반쪽이라고 말한다"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용서의 과정은 기도에서 시작된다. 다른 사람을 용서한다는 것은 인간의 의지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에 순수하게 의존할 때 가능하다. 성령이 우리에게 누군가를 용서할 힘을 주신다는 것은 우리에게 신앙의 문제임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이어 하 교수는 "용서는 그들의 마음에 공간을 창조한다"라며 "볼프는 포용은 탕자의 비유로부터 알 수 있으며, 포용의 물리적 행위는 다른 사람을 위한 공간을 만들며 그들을 환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라고 타인을 위한 공간 창조하기에 대해 설명했다.

볼프의 공간 창조를 위한 '포용의 드라마'는 ▲팔을 펼치기(opening) ▲ 기다리기(wating) ▲팔을 안는 것(closing) ▲ 다시 팔을 펼치는 것(reopening)이다. 이 과정은 하나님께서 인류를 포용하기 위해 신의 팔을 활짝 편 십자가에서의 하나님의 행위를 반영한다. 그렇기에 볼프는 "포용은 은혜"라고 말한다. 누가복음 15장 11-32절의 '탕자의 비유'는 하나님의 포용이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계약이라는 것을 잘 드러낸다. 아들이 행했던 모든 악한 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아들을 환영했던 것처럼 하나님이 우리는 품으시는 하나님의 계약은 우리 각자를 환영하며, 이처럼 우리도 서로를 환영해야 한다.

하 교수는 "공간의 생성은 정체성의 변화를 일으킨다. 타자를 환영하는 공간을 만들 때 '타자와 함께 있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의 변화가 생긴다고 볼프는 말한다"라며 "새로운 정체성의 창조인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하 교수는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창조된 공간 안에서 포용하여 서로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새로운 정체성의 창출로 나아가는 것이 바로 통이공동체 과정"이라고 말하며 "자유민과 월남민 사이의 통일(統一)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은 '회복'이 아닌 '창조'다. 그 공동체로 가는 과정에서 서로 다름을 존중하고 이해하고 서로를 환영해 주는 보편적 공동체를 형성해 나아가는 통이(統異)공동체 과정이다"라고 마무리했다.

#통일로가는길제2차심포지엄 #한교연

지금 인기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