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아마추어 세계최강 리디아 고(16)가 16일 새벽(한국시간)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시즌 5번째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마스터스(총상금 325만달러)에서 준우승했다.
리디아 고는 16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 레뱅의 에비앙 마스터스 골프장(파71·6428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325만 달러) 최종라운드에서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최종라운드 문을 연 리디아 고는 보기 2개와 버디 3개를 묶어 1타를 줄였지만 최종합계 8언더파 205타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전날까지 선두를 달리던 미야자토 미카(24·일본)는 메이저 대회 우승 경험이 없어 큰 난관은 아니었지만 뒤에서 같이 추격하던 수잔 페테르센(32·노르웨이)은 달랐다. 리디아 고는 결국 베테랑 페테르센의 벽을 넘지 못했다.
쟁쟁한 프로들 사이에서 기죽지 않고 나름의 선전을 펼쳤지만 우승까지 2타가 모자랐다. 2번홀과 13번홀에서 두 개의 보기가 뼈아팠다.
리디아 고는 이번에 우승을 차지하면 아마추어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세 번째 사례로 남을 수 있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1951년 당시 메이저로 열렸던 타이틀홀더스 챔피언십에서 첫 아마추어 우승을 차지한 패트 오설리반(미국)과 1967년 US여자오픈에서 아마추어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던 캐서린 라코스테(프랑스)에 이어 세 번째 우승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데 실패했다.
지난 8월 끝난 CN캐나다여자오픈에서 대회 2연패를 차지하며 한 차례 매운 맛을 보여준 리디아 고는 자신이 출전했던 메이저 대회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는 데 만족해야 했다.
나비스코 챔피언십(공동 25위), LPGA 챔피언십(공동 17위), US여자오픈(공동 36위), 브리티시여자오픈(공동 42위)에서 프로들과의 실력차를 확인했던 리디아 고는 메이저 대회의 심리적 압박 속에서도 준우승하며 남은 대회에서의 기대를 남겼다.
출발은 좋았다. 1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홀컵 50㎝ 이내에 붙이며 기분 좋은 버디를 낚았다. 하지만 이어진 홀에서 보기와 버디를 오가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2번홀 그린에서 시도한 버디퍼트가 힘 조절에 실패해 홀컵을 크게 지나 타수를 잃었다. 3번홀에서는 티샷이 흔들려 러프에 빠졌지만 안정된 아이언 샷과 정교한 퍼트를 앞세워 잃은 타수를 만회했다.
전반 나머지 홀을 파로 막으며 샷감을 조율한 리디아 고였지만 기다리던 버디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12번홀까지 파 세이브하며 팽팽하게 전개되던 흐름은 13번홀(파5)에서 깨졌다.
티샷이 벙커에 빠졌고 두 번째 샷마저 벙커 턱에 맞아 거리 손해를 많이 봤다. 핀을 직접 노리고 친 세 번째 샷은 그린을 지나 러프에 빠졌다. 칩인을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홀컵을 지나 결국 보기를 범했다.
1타 차 간격을 유지하며 앞서던 페테르센은 같은 13번홀에서 파로 통과해 둘의 격차는 2타 차로 벌어졌다.
15번홀에서 벙커를 오간 위기를 넘긴 리디아 고는 회심의 버디를 성공시키며 페테르센을 압박했지만 페테르센 역시 버디로 응수해 2타 차 승부는 이어졌다.
남은 2개 홀에서도 리디아 고와 페테르센의 간격은 유지돼 리디아 고는 결국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편 나머지 태극낭자들은 마지막까지 힘을 내며 후배의 뒤를 받쳤다.
2라운드까지 선전을 펼쳤던 '맏언니' 박세리(36·KDB금융그룹)는 제자리 걸음하며 최종합계 5언더파 208타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유소연(23·하나금융그룹)은 버디 3개, 보기 3개를 묶어 이븐파를 쳤다. 최종합계 5언더파 208타를 기록해 박세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