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현정화 감독 "올림픽 금메달은 하나님과 나의 약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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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화 감독 ©기독일보

87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개인복식 우승, 88년 서울올림픽 여자복식 우승, 89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혼합복식우승, 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북단일팀 단체전 우승 그리고 93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는 개인복식, 혼합복식, 단체전, 개인단식까지 모두 우승을 휩쓸어 세계선수권대회 그랜드슬램을 이룬 유일한 선수로 기록된 현정화 선수.

현재는 한국마사회 탁구단 감독 및 국제탁구연맹 미디어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한국탁구의 미래를 위해 달려가고 있는 현정화 감독이 최근 워싱턴 지역을 방문해 그녀의 신앙고백을 들어봤다.

운동을 하다보면 두렵기도 하고 부담감도 있고 극복해야 할 것들이 많다. 그래서 교회를 찾게 됐다. 중학교 때부터 선수촌에서 생활하며 믿음의 선배들을 통해 신앙생활을 했다. 함께 훈련하던 양영자 선수로부터 기도하는 법을 배웠다. 복식조라서 같은 방을 쓰면서 지냈는데 5년 선배였기때문에 방문 여는 것도 조심스러웠지만 지금은 친언니처럼 지낸다. 몽골 선교사로 나갔다가 지금은 한국에 돌아와서 함께 일하고 있다.

이사야 41장 10절 말씀.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니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경기에 나갈 때마다 이 구절을 되뇌이며 기도했다. 선수시절에는 말씀을 노트에 적어놓고 매일 암송할 정도로 말씀을 사랑했다. 경기할 때마다 그 말씀들이 큰 힘이 됐다.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훈련하다 힘들어하는 선수가 있으면 그 선수를 위해 기도해주고 기회가 되면 "교회 한 번 나가보지 않을래?"라고 권유를 하기도 한다. 강제적으로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복음의 문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88 서울올림픽때 "하나님, 이번에 금메달을 따게 해주시면 평생 탁구를 통해서 하나님께 영광돌리며 살겠습니다"라고 서원기도를 했다. 서원기도는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니다.(웃음) 탁구는 내가 안하고 싶다고 안하고, 힘들다고 그만 둘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다. 너무 힘들어 그만 두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서원기도가 생각났고, 하나님께서 어떻게 해서든 다시 붙잡아 오는 것을 체험했다. 이제는 그 뜻에 순종하고 내가 가진 달란트(탁구)를 최대한 이용해서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싶다.

대회에서 우승해 많은 이들이 보는 앞에서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림으로써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싶었고, 매일매일 힘든 훈련을 최선을 다해 마치는 것도 하나님께 영광이 된다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하루하루 육체적, 심리적 고통을 극복해낼 수 있었던 것은 나의 능력이 아니었다. 연습할 때 힘든 것을 극복해야 실제 경기에서도 기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데, 힘든 것도 즐기고 극복하면서 보람을 느꼈다. 몸이 아파서 연습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여지없이 경기에서 패했다. 내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주님은 항상 함께 하셨지만 내가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늘 좋은 것으로 보답해 주셨다.

세상에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안되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열심히 한 만큼 모든 것을 이루게 하셨으니, 하나님께서 선택하셔서 사용하셨다고 믿고 그 축복하심에 감사한다.

한국 탁구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여러 나라와 교류하면서 협력해야 한다. 그래서 2012년 9월에 미국어학연수를 시작했다. 약 10개월 정도 공부를 마치고 귀국했다가 며칠 전에 미국에 왔다. 현재 국제탁구연맹(ITTF) 미디어위원회에서 일하는데 앞으로 IOC에도 진출해 후배들을 잘 끌어줄 수 있기를 꿈꾸고 있다. 당분간 한국과 미국을 오갈 계획이며, 남편과 아이들은 LA에 정착하고 있다. 9월 중순부터 남편과 함께 오렌지카운티 지역에서 '현정화 탁구교실'을 오픈해 미국내에서도 한국 탁구를 알릴 계획이다.

선수 생활 16년, 지도자 생활 17년 등등 35년을 함께 한 탁구는 나의 분신 같은 존재다. 하지만 아기를 낳고 키운 것만큼 자랑스러운 건 없는 것 같다. 이 아이들이 부모가 지금까지 하나님을 믿고 그 보호하심 속에 살고 있는 것을 보고 자랐으니, 그 모습을 보고 살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에서도 누군가를 책임지고 갈 수 있는 지도자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인도해 주시길 기도한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외국을 많이 돌아다녔다. 그래서 남의 나라에서 산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좋은 길들을 많이 내놓으셔서 지금 오는 후세들은 그 길들을 따라가기만 하면 되니 참 감사하고, "지금까지 고생 많이 하셨고 참 존경스럽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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