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에 오르지 못해도 이미 나는 놀라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랭킹 2위 라파엘 나달(27·스페인)이 세계랭킹 1위보다 건강에 더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나달은 26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대회 공식 기자회견에서 "세계랭킹 1위에 오르면 정말 행복할 것이다"면서도 "나의 목표는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윔블던 2회전에서 탈락한 나달은 왼 무릎 부상 때문에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올해 2월 복귀한 나달은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하고 있다. 복귀 이후 출전한 12개 대회에서 11차례 결승에 올랐고, 9개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나달은 올해 윔블던에서 1회전 탈락의 아픔을 겪었지만 하드코트 시즌이 시작된 후 한층 좋아진 컨디션을 과시했다.
나달은 이달 초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벌어진 ATP 투어 로저스컵에서 우승했다. 준결승에서는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26·세르비아)도 물리쳤다.
지난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열린 ATP 투어 웨스턴&서던 오픈에서도 나달은 우승을 거머쥐며 최고의 컨디션을 뽐냈다.
나달은 2010년, 2011년 US오픈 결승에 진출했으며 2010년에는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부상 탓에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대회에 출전하지 않고도 세계랭킹 2위를 달리고 있는 나달은 세계랭킹을 올리기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
나달은 "7개월 전에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복귀 후 내가 이 정도까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정말 기쁘다"고 전했다.
"지난해 TV를 통해 이 경기를 봤다"고 말한 나달은 "올해는 이곳에서 뛸 수 있게 됐다. 아주 환상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그는 무릎 상태에 대해 "6개월 전보다는 훨씬 편해졌다. 하지만 가끔 통증이 있기는 하다"고 설명했다.
나달은 "세계랭킹 1위가 되지 못해도 나는 이미 놀라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면서도 "US오픈에서 우승한다면 더 대단한 시즌이 될 것"이라고 의욕을 드러냈다.
"US오픈 이전에 어려운 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해 느낌이 좋다"는 나달은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계속 그런 플레이를 한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나달은 1회전에서 세계랭킹 97위 라이언 해리슨(21·미국)과 맞붙는다. 나달은 순항할 경우 8강에서 로저 페더러(32·스위스)와 만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