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이 10일 경찰에 출석했다. 그는 지난 3일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앞서 두 차례의 경찰 출석 요구를 거부했던 박 처장은 세 번째 출석 요구에 응하며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경찰서에 출석하며 박 처장은 “정부기관 간의 충돌과 대치 상황을 국민들이 우려하고 계신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직 대통령의 신분에 걸맞은 수사 절차가 진행되어야 한다”며 “현재의 체포영장 집행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 우리나라의 국격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 처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물리적 충돌이나 유혈사태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최상목 국무총리 대행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정부기관 간 중재를 요청했고, 대통령 변호인단에게도 제3의 대안을 제시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만족스러운 답을 얻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출석 요구에 두 차례 불응했던 이유에 대해 그는 “처음부터 경찰 조사에 응할 마음이 있었지만 변호인단 선임이 다소 늦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경찰 소환을 거부하거나 조사를 받지 않는다면 국민들이 경찰 수사를 어떻게 신뢰하겠냐”며 “수사기관으로서의 경찰 위상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종준 처장은 충남 공주 출신으로, 경찰대 행정학과 2기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제29회 행정고시에 최연소로 합격한 인물이다. 그는 서울지방경찰청 수사부장, 충남지방경찰청장, 경찰청 기획조정관, 경찰청 차장을 역임한 뒤, 2013년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경호처 차장으로 임명됐다. 또한, 2012년 제19대 총선과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각각 새누리당 후보로 공주와 세종시에서 출마한 이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