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93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7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11월까지 누적 기준으로는 835억4000만 달러에 달해, 한국은행이 전망한 연간 목표치인 900억 달러 달성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하지만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강화될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수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11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11월 경상수지는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높은 흑자 수준을 유지했다. 상품수지는 97억5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20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석유제품과 자동차 등 비IT 품목의 부진에도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원자재 수입 감소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수출은 571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2% 증가해 1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증가율은 다소 둔화됐다. 반면, 수입은 473억5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4% 감소하며 흑자 폭 확대에 기여했다. 한국은행 송재창 금융통계부장은 "상품수지가 유가 하락과 원자재 감소로 흑자 폭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수지는 여행과 기타 사업서비스 부문에서 적자가 확대되며 20억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여행수지는 10월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되며 7억6000만 달러 적자를 보였다. 본원소득수지는 이자소득 감소로 19억4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으나, 전달 대비 축소됐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가 전망치 900억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송 부장은 "12월에도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상당한 흑자가 예상된다"며 "연간 경상수지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전망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한 글로벌 무역 질서 변화가 우리나라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보편 관세를 도입하고 중국과의 무역 갈등이 심화될 경우, 한국은 양국 간 무역전쟁의 여파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상수지 전망치를 지난해보다 낮은 800억 달러로 제시하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송 부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으로 미국과 중국 모두에서 우리 기업들의 수출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중간재를 수출하는 국내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환율 변화에 대해 "환율 상승이 수출에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비용 증가로 인한 생산 부담도 함께 작용한다"며 복합적인 영향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