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경기 하방위험 커졌다”… 정치 불안에 경제심리 급랭

12월 소비자심리지수 88.4로 급락… 생산·소비 둔화세 뚜렷

한국개발연구원(KDI)이 8일 발표한 '1월 경제동향'을 통해 대외 불확실성과 국내 정치적 불안으로 인한 경제심리 위축으로 경기 하방위험이 증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건설업을 중심으로 한 생산 증가세 둔화와 소비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경기 개선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DI의 분석에 따르면, 11월 전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0.3% 감소했다. 이는 전월 2.4% 증가에서 큰 폭으로 하락한 수치다. 특히 건설업 생산은 12.9% 감소하며 부진을 이어갔고, 광공업생산은 반도체 부문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전자부품 등의 부진으로 0.1% 증가에 그쳤다.

서비스업 생산도 도소매업과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의 감소로 증가세가 1.0%로 둔화됐다. 제조업 부문에서는 재고율이 111.8%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평균가동률은 71.8%로 하락하는 등 생산 둔화를 시사하는 지표들이 증가했다.

수출은 12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6.6% 증가했으나, 일평균 기준으로는 4.3% 증가에 그쳤다. ICT 품목이 27.9%의 높은 증가세를 보인 반면, 여타 품목은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3.6% 감소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소비 부문의 뚜렷한 위축이다. 11월 소매판매는 승용차, 가전제품, 통신기기 및 컴퓨터, 화장품 등 주요 품목의 부진으로 1.9% 감소했다. 서비스 소비도 숙박·음식점업, 예술·스포츠·여가관련서비스업, 교육서비스업 등에서 낮은 증가세를 보였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정국 불안의 영향으로 12월 소비자심리지수가 전월 100.7에서 88.4로 급락한 점이다. 현재경기판단은 70에서 52로, 향후경기전망은 74에서 56으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KDI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대외 불확실성과 함께 12·3 비상계엄 발동 등 국내 정치적 불안이 경제심리를 악화시켰다고 분석했다. 비록 환율과 주가 등 금융시장 지표의 변동은 제한적이었으나, 가계와 기업의 심리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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