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전체의 78%를 넘어섰으며, 이에 따른 진료비도 90조 원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사망 원인으로는 암(악성신생물),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등이 꼽혔다.
질병관리청이 26일 발표한 ‘2024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에 따르면, 지난해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27만5183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78.1%를 차지했다. 만성질환 사망자는 2020년 24만4719명에서 꾸준히 증가해 2022년 27만6930명에 이르렀으나 지난해 소폭 감소했다.
작년 10대 사망 원인 중 만성질환이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암과 심장질환이 1, 2위를 기록했다. 이어 뇌혈관질환, 알츠하이머병, 당뇨병 등이 포함됐다. 특히 만성질환에 의한 사망 순위는 대부분 상승세를 보였다.
만성질환으로 인한 진료비도 급격히 증가하며 지난해 90조6600억 원으로 전체 진료비의 84.5%를 차지했다. 이는 2020년 71조 원에서 2021년 78조 원, 2022년 83조 원으로 꾸준히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에도 9.2% 증가한 수치다.
진료비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질환은 순환계통 질환(13조4000억 원, 14.9%)으로, 근골격계 질환(12.9%)과 암(11.2%)이 뒤를 이었다. 단일 질환으로는 본태성 고혈압에 따른 진료비가 4조400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2형 당뇨병이 3조1000억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최근 10년간 주요 만성질환의 유병률을 보면, 19세 이상 성인의 고혈압과 당뇨병 유병률은 각각 20~22%, 10% 내외로 정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고콜레스테롤혈증은 2012년 11.9%에서 2022년 22.0%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성인 비만율도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상승한 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22년 기준 남성 비만율은 47.7%로 2012년 36.3%에서 크게 증가했으며, 여성 비만율은 같은 기간 28.0%에서 25.7%로 감소했다.
건강 위험 요인 중에서는 흡연율 감소와 신체활동 증가가 눈에 띄었다. 2022년 성인 현재 흡연율은 17.7%로 전년 대비 1.6%포인트 감소했으며, 청소년 흡연율도 2012년 11.4%에서 지난해 4.2%로 크게 줄었다.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은 53.1%로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성인 고위험 음주율은 10년간 12~14% 수준을 유지하며 큰 변화가 없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고령화와 함께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과 질병 부담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초고령사회 진입을 대비해 만성질환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전략 개발에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