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순이익이 지난해 4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23년 기업활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도체 업황 부진과 고물가로 인한 비용 증가가 기업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국내 기업의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150조7000억원으로, 전년(197조3000억원) 대비 23.6% 급감했다. 이는 2021년 순이익이 전년 대비 127.6% 증가한 기저효과와 함께 반도체 산업의 부진이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업종별로는 반도체가 포함된 제조업에서 27조7000억원이 감소해 가장 큰 폭의 하락을 보였으며, 운수·창고업(-15조7000억원), 건설업(-6조1000억원) 등도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기업 매출액 역시 3203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이는 2019년 이후 3년 만의 하락세다. 특히 운수·창고업(-12.2%), 전기가스업(-9.7%), 제조업(-2.5%) 등에서 매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다만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는 증가세를 유지했다. 전체 연구개발비는 80조원으로 전년 대비 8.8% 증가했으며, 제조업의 연구개발비는 73조4000억원으로 9.0% 늘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최근 18년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비를 투자한 기업들의 평균 매출액이 전체 기업 평균의 3.4배에 달했다는 것이다.
통계청 정희상 기업통계팀장은 "매출액이 1% 감소한 데 비해 순이익이 20% 이상 급감한 것은 물가 상승으로 인한 비용 증가가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개발비는 2020년 감소 이후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 기업들이 더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사대상 기업 수는 1만4550개로 전년 대비 5.3% 증가했으며, 종사자 수도 516만3000명으로 3.7% 늘어났다. 하지만 기업당 평균 매출액은 2269억원으로 전년 대비 5.9%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