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국회 가결 소식을 이틀이 지난 16일에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이날 "괴뢰 한국에서 지난 14일 윤석열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돼 대통령 권한이 정지됐다"고 전했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7일 국회에서 진행된 첫 탄핵소추안 표결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집단 퇴장으로 무산된 사실과 이에 따른 시민들의 규탄 시위 소식도 함께 다뤘다. 특히 윤 대통령의 12일 담화 발표에 대해 "거짓과 억지로 엮어진 사기극"이라고 평가하며, "비상계엄 망동의 책임을 야당과 그 누구의 위협에 떠넘겼다"고 비판했다.
계엄 선포와 관련된 수사 상황도 구체적으로 보도했다. 북한 매체는 국방부 장관과 경찰청장, 서울지방경찰청장의 구속 사실을 언급하며,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됐던 육군참모총장과 국군방첩사령관, 특수전사령관, 정보사령관 등의 직무 정지 상황을 전했다.
이번 보도는 2016년 12월 9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당시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당시 북한은 탄핵안 가결 약 4시간 만에 대남 선전용 매체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관련 소식을 신속하게 전달했었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해제 사태에 대해서도 북한은 8일이 지난 11일에서야 첫 보도를 내놓았으며, 이 역시 남한 언론이나 외신 보도를 인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신중한 보도 태도에 대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상황에서 한국의 내정에 섣불리 개입하지 않으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