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탄핵 후 비대위 체제로 전환

지도부 총사퇴 결의… 한동훈 대표 사퇴 여부 갈등 예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나와 의원총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국민의힘이 지도부 총사퇴를 결정하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14일 탄핵안 표결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지도부 사퇴를 결의한 데 이어, 15일 물밑 논의를 거쳐 16일부터 본격적인 비대위 전환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정으로 올해 7월 출범한 한동훈 대표 체제는 5개월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김민전, 인요한, 장동혁, 진종오 최고위원은 의총에서 사퇴 의사를 밝혔으며, 김재원 최고위원도 이후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당헌 96조에 따라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 이상의 궐위 상황이 발생해 비대위 구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당헌에 따르면, 비대위원장은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당 대표나 당 대표 권한대행이 임명한다. 비대위 설치와 동시에 기존 지도부는 모든 권한과 지위를 상실하게 된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는 의견이 많다"면서도 "직무를 수행하겠다"고 밝혀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로 인해 비대위원장 임명권을 둘러싼 갈등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당대표 권한이 비대위 출범 이후 상실되기 때문에, 한 대표가 비대위원장 임명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해석과 함께, 임명권이 전국위원회 의결 단계에서 무력화될 수 있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한 대표의 사퇴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당내에서는 비대위 체제를 둘러싼 권한 갈등이 예상된다. 당대표 궐위 시 권성동 원내대표가 권한대행을 맡게 되지만, 한 대표가 사퇴하지 않을 경우 이를 둘러싼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친윤계 핵심 관계자는 "용산에서 한동훈 체제를 와해시키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16일 차기 지도부 구성을 논의할 예정이며, 한 대표가 스스로 물러날 시간을 부여하기 위해 숙고의 기회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당대표께서 숙고의 시간을 갖고 현명한 결정을 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무면도강(無面渡江·일에 실패해 고향에 돌아갈 면목이 없다)"이라는 표현으로 지도부 사퇴 상황을 언급하며 난국을 암시했다.

당의 혼란 속에서 한 대표가 '질서 있는 퇴진'을 선택할지, 혹은 지도부 교체 과정에서 내홍이 이어질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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