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학원이 8일 발표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분석 결과, 수학 영역에서 '미적분' 선택 만점자의 표준점수가 '확률과 통계' 선택 만점자보다 5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당국이 4년째 선택과목 간 점수 차를 공개하지 않는 가운데, 입시업계는 여전히 이과생들이 전공자율선택제 학과의 정시 합격생을 독식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구체적으로 수학 영역의 선택과목별 만점자 표준점수는 미적분 140점, 기하 138점, 확률과 통계 135점으로 집계됐다. 국어 영역에서는 언어와 매체가 139점, 화법과 작문이 136점을 기록했다. 이는 선택과목 제도가 도입된 이후 치러진 4차례의 수능에서 모두 국어 '언어와 매체', 수학 '미적분' 만점자의 표준점수가 가장 높았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수학 1등급 획득자의 대다수가 이과생이라는 사실이다. 종로학원이 3,1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표본조사에 따르면, 수학 1등급 취득자의 96.0%가 미적분 또는 기하를 선택한 이과생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러한 비율은 2등급 74.8%, 3등급 71.6%, 4등급 63.6%로 점차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수능 수학과 탐구영역에서 각각 1과목을 응시한 4만 6,886명 중 73.4%인 3만 4,397명이 미적분 또는 기하를 선택했다. 다만 올해는 특이하게도 백분위 상위 100~99 구간에서 사회탐구 응시자(8,074명)가 과학탐구 응시자(5,146명)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과목 간 점수 차가 줄어들어 이과에서 문과로의 교차지원 현상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여전히 존재하는 점수 차이로 인해 이러한 현상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특히 "사회탐구 고득점 인원이 증가해 이과생의 문과 교차지원 시 불리하다고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현행 2015 개정 교육과정은 '문·이과 통합 융합인재 양성'을 표방하며 2022학년도부터 선택과목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특정 선택과목 응시집단의 원점수 평균이 높으면 표준점수도 높아지는 현행 체제로 인해 과목 간 유불리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의대나 서울대 자연계열 등 주요 대학의 정시 전형에서는 여전히 미적분 또는 기하 선택이 사실상 필수인 상황이다.
교육당국이 선택과목별 점수 차를 공개하지 않는 가운데, 입시현장에서는 매년 수험생들의 성적표를 통해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을 파악하고 있다. 입시업계는 상위권 학생들이 주로 미적분을 선택하면서 확률과 통계보다 표준점수가 높게 조정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을 계속해서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