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참된 ‘기독교 영성’ 모색… 한양대 목회자영성세미나

교회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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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영 기자
sybaek@cdaily.co.kr
2박 3일간 ‘질적 성숙’ 이루는 영성 탐구에 초점
제7회 한양대학교 목회자영성세미나는 수축기를 거치는 한국교회에 대안이 될 참된 ‘기독교 영성’을 재고하며, 잃어버린 영성을 회복할 대안을 제시한다. ©백선영 기자

제7회 한양대학교 목회자영성세미나가 '하나님을 만나는 통로'라는 주제로 서울 한양대학교 다솜채플에서 오늘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열렸다. 침체된 한국교회에 대안이 될 참된 '기독교 영성'의 패러다임을 재고하며, 잃어버린 영성을 회복할 방안을 모색한다.

올해로 7회를 맞은 한양대학교 목회자영성세미나는 점차 격화되는 사회적 갈등과 팬데믹 이후 더욱 어려워진 목회 환경에서 교회의 역할을 성찰하며, 목회자, 신학생, 평신도 모두가 참된 기독교 영성을 갖기 위한 방향성을 재고하는 자리이다. 특히 한국교회가 '양적인 성장' 보다 '개개인의 질적인 성숙'을 추구해야 할 때라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다른 어떤 것 보다 목회자가 하나님을 먼저 깊이 만나는 삶을 살아낼 것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전국 각지에서 온 목회자 50여 명이 참여하는 목회자영성세미나는 2박 3일 동안 목회자의 내면 성장과 영적 성숙을 도와줄 메시지를 전달한다. 첫날 '영성과 설교'를 주제로 김기석 목사가 강의한다. 둘째날은 이민재 목사(은명교회)는 향심기도의 유형과 실천을 알려주고, 배덕만 교수(기독교연구원 느헤미야)는 한국적 개신교 영성을 추구하는 거룩한 공동체로써의 교회를 제시하며, 유해룡 목사(모새골교회)는 교회공동체적 상황에서의 영적 지도에 대해 강의한다. 또한 영성과 에니어그램을 주제로 윤명선, 최경원, 박미례 강사가 강연, 찬송의 영성에 대해 이천진 목사가 전한다. 마지막날은 '말씀과 성찬' 관련한 영성 목회에 대해 한석문 목사(해운대교회)가 전달할 예정이다.

개회예배에서 김기석 목사(청파교회)가 ‘예수의 상처 자국’이란 제목의 말씀을 증언했다. ©백선영 기자

한양대학교 교목실장 이천진 목사는 "교회 수축 시대에 목회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사람들을 교회로 끌어 모으는 기술이 아니라,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의 소리를 듣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영성"이라며, "1970년대 이전에 한국교회 그리스도인들은 부흥회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는 경험을 했다. 이제 그 세대는 지나고, 부흥회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 전통으로 돌아갈 것을 제시한다. 전통적으로 그리스도인들은 성서일과에 따른 말씀, 거룩한 독서, 관상기도, 찬송, 성만찬 등을 통해 하나님을 만났다"고 설명했다.

이날 개회예배에서 김기석 목사(청파교회)가 갈라디아서 6장 14절부터 17절까지 성경말씀을 본문으로 '예수의 상처 자국'이란 제목의 말씀을 증언했다.

김 목사는 "엄나무나 두릅나무는 가시가 많은 나무이다. 동물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그 나무들은 동물들이 기대도 넘어지지 않을 만큼 성장을 하면 그 가시를 떨군다고 한다. 식물이 가진 신비 중에 하나"라면서, "우리도 그렇다. 내적인 연약함이 있지만 자신에게 견딜 힘이 생기면 '가시'를 떨구며 극복한다. '여호와께서 우리를 찢으셨으나 도로 낫게 하실 것이요 우리를 치셨으나 싸매어 주실 것임이라. 이틀 뒤에 우리를 다시 살려주시고, 사흘 만에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실 것이니, 우리가 주님 앞에서 살 것이다'(호세아 6:1). 가만히 있는다고 가시가 사라지지 않는다. 그 상태로 그분께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하나님은 우리의 상한 마음을 치유해 주시는 분이다. 이것이 '복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김 목사는 "'아름다움'의 어원은 '앓다'와 연관돼 있다는 말이 있다. 상대가 아파하는 바를 내가 함께 앓을 때 상대를 이해하고 공감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의 고통을 내 것으로 수용한다는 것은 '영적' 사건"이라면서, "주님은 우리의 아픔을 함께 겪어내는 분이시다. 누군가의 고통을 떠안을 수 있는 아름다움, 이 신비를 깨달은 바울은 갈라디아교회에 보내는 서신에서 '나는 내 몸에 상처 자국을 지고 다닙니다'(갈라디아서 6:17)라고 말한다. 이 상처 자국이야말로 우리가 하나님께 속한 자임을 보여주는 징표이다. 그 상처를 통해서 더 큰 아름다움을 빚어내는 것. 아픔을 수용하고 꽃으로 싹틔우는 것이 목회자의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첫날 강의를 전한 김기석 목사는 똑같은 성경 본문을 전하더라도 2500년 전 성서 텍스트가 오늘날 성도에게 ‘작동’될 수 있는 이야기로 전할 수 있어야 함을 강조했다. ©백선영 기자

또한 세미나 첫날 김기석 목사가 '영성과 설교'를 주제로 강의를 전했다. 김 목사는 매해 개회예배 설교와 강연을 전해 왔다. 김 목사는 익숙한 '상투어'가 아닌, 똑같은 성경 본문을 전하더라도 2500년 전 성서 텍스트가 오늘날 성도에게 '작동'될 수 있는 이야기로 전할 수 있어야 함을 강조했다.

김 목사는 "2500년 전 텍스트에서 삶의 자리가 무엇인지, 인물들이 무엇을 느꼈는지 보게 되면 내 삶의 이야기로 만들 수 있다. 성도들에게 성서가 보여주고 있는 핵심 메시지를 '오늘'의 메시지로 풀어낼 수 있어야 한다"면서, "설교를 위해 주석을 참고하고, 사회현상을 파악하며, 성경을 올바로 해석하려 하는 것은 보편적인 접근이다. 그러나 우리는 오늘날의 설교가 사람들에게 '작동'되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이는 우리의 설교가 생각 보다 사건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인가? 우리의 언어가 '상투어'로 변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상투적이 되는 말, 예측할 수 있는 말만 하면 안 들린다. 이걸 새롭게 얘기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며, "'새롭다'라는 것은 항상 성공적인 것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텍스트를 낯설게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가 핵심이다. '낯설게 하기'는 문학 용어(Defamiliarization)로도 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은 숨바꼭질 놀이를 통해 자신이 익숙하게 여겼던 공간에서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새로운 공간을 홀로 발견하게 된다. 성서 텍스트가 갖고 있는 다양한 층위들이 있다. 압축된 것을 풀어내고 생략된 것을 재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핵심 메시지에서 떠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성서로 말을 건넬 수 있는 능력은 어디서 오는가. 그건 그만큼 많이 공부해야 한다. 이야깃거리가 두텁게 쌓이고 좋은 질문이 나와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 세미나는 목회자의 영성에 대한 근원과 훈련, 실제적 사례를 한국교회에 나누며 기여하기 위해 시작되었으며, 코로나 시기에 중단되었다가 지난해부터 재개됐다. '사랑의 실천'이란 기독교적 건학이념으로 설립된 한양대는 교내 한양대학교회를 설립해 캠퍼스와 한국교회를 섬기고 있다.

제7회 한양대 목회자영성세미나 개회예배 모습 ©백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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