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25~34세)의 비경제활동 인구 중 '쉬었음'을 선택한 인구가 42만 명을 돌파하며, 이는 취업 경험이 있는 이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노동시장을 자발적으로 이탈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이러한 현상이 장기화되면 청년층의 노동시장 영구 이탈과 '니트(NEET)족'화 가능성이 커질 것을 우려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 배경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33만6000명이던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올해 같은 기간 42만2000명으로 25.4% 증가했다. 특히 취업 경험이 있는 이들이 더 이상 구직하지 않고 노동시장에서 이탈한 사례가 늘어난 점이 주목된다.
보고서는 이러한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일자리 미스매치와 고용의 질 저하를 지적했다. 팬데믹 이후 핵심 연령층(35~59세)의 고용 질이 개선된 것과 달리, 청년층의 고용 환경은 비정규직 비율 증가와 근로시간 부족, 실직 위험 증가 등으로 악화됐다.
또한, 청년층은 높은 교육 수준과 비교해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점도 문제로 꼽혔다. 4년제 대학 졸업자의 비율은 청년층이 48.4%로, 핵심 연령층(35.3%)보다 훨씬 높다. 그러나 청년층 '쉬었음' 사유 중 '원하는 일자리 찾기 어려움'이 32.4%로 가장 높아, 이들의 높은 눈높이에 부합하는 일자리 부족이 노동시장 이탈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청년층 '쉬었음'이 장기화하면 노동시장에서 영구 이탈하거나 '니트족'이 될 가능성이 크다. 보고서는 과거 사례를 근거로, 1년 미만의 '쉬었음' 증가는 1년 이상의 '쉬었음'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비자발적으로 일을 그만둔 지 1년 이내인 청년층의 근로 희망 비율은 90% 수준이었으나, 1년이 지나면 50% 수준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장기적 '쉬었음'은 청년층의 취업 의지를 약화시켜 실제 노동시장 재진입을 어렵게 만들며, 이는 노동공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은 이 현상이 노동시장과 사회 전반에 걸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수민 과장은 "청년층의 '쉬었음' 증가가 고착화될 경우 이는 단순한 고용 문제를 넘어선 사회적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청년층을 노동시장으로 다시 유인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쉬었음' 상태에 있는 청년층에게 맞춤형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고용의 질을 높이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특히,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청년층이 요구하는 근로 조건을 충족하는 방안 마련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