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인간적 고뇌의 예수와 유다를 무대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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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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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림아트센터에서 내년 1월 12일까지 공연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배우 마이클 리(지저스 역, 왼쪽)와 백형훈(유다 역) ⓒ뉴시스

전 세계적으로 50년 넘게 사랑받아온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가 서울 신사동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1971년 초연 이후 꾸준히 화제를 모아온 이 작품은 한국에서는 이번이 여섯 번째 공연이다.

지저스의 생애 마지막 7일을 그린 이 뮤지컬은 등장인물을 인간적 고뇌에 휩싸인 모습으로 재해석하며 파격적인 매력을 선보였다. 특히 지저스를 사랑했지만 결국 배신한 제자 유다와의 관계는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작품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넘버 ‘수퍼스타’에서는 십자가에 못 박힌 지저스와 대조적으로, 죽은 유다가 화려한 의상을 입고 춤추며 노래한다. 이는 커튼콜에도 등장하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유다를 연기하는 백형훈은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고통받는 동안 유다는 빛나는 옷을 입고 등장한다”며 “관객들이 이 장면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늘 궁금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 장면을 두고 조롱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오히려 고통 속에서 신에게 묻고 노래하는 ‘한풀이’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저스를 맡은 마이클 리는 2000년 브로드웨이에서 처음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 출연한 이후 25년간 꾸준히 작품과 함께해 왔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팀의 맏형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나이가 들고 인생의 경험이 쌓이면서 항상 새로운 마음으로 무대에 오릅니다. 아들들이 태어난 후 아가페를 처음으로 이해하게 되었고, 유다를 연기하는 형훈을 보며 첫째 아들을 떠올립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가장 힘든 일을 맡긴다는 지저스의 마음을 표현하려 합니다.”

백형훈은 유다에 대해 “그가 죽기 전 부르는 넘버 ‘어떻게 사랑하나(I Don’t Know How to Love Him)’ 리프라이즈는 모든 행동이 결국 사랑에서 비롯되었음을 깨닫는 장면”이라며 “그래서 유다의 죽음이 더욱 아프게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마이클 리는 최근 글로벌 전쟁과 같은 현실을 반영하며 “종교적으로 많은 질문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그는 “신이 정말 존재한다면 왜 이런 고통이 아이들에게 주어지는가 묻는 마음으로 넘버 ‘겟세마네’를 부른다”고 전했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성경 속 지저스와 유다의 이야기를 현대적 시각으로 풀어내며, 사랑과 고뇌, 희생에 대한 질문을 관객들에게 던진다. 작품은 내년 1월 12일까지 서울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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