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재임 중 마지막 추수감사절 칠면조 사면 행사를 주재하며 백악관에서의 약 4년간을 되돌아보는 소회를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행사에서 “내 평생의 영광이었다. 영원히 감사할 것”이라며 감회를 전했다. 행사에는 2,500여 명의 내외빈이 참석해 추수감사절의 전통을 함께 기념했다.
추수감사절은 미국에서 가족들이 모여 칠면조 구이를 먹으며 감사의 의미를 나누는 대표적인 명절이다. 칠면조 사면 행사는 1947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칠면조협회에서 칠면조를 선물받은 것에서 유래했다. 초기에는 식사용으로 받던 칠면조였으나, 1963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살려두자”고 선언하면서 현재의 ‘사면’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1989년 조지 H.W. 부시 대통령이 이를 정례화해 백악관에서 매년 사면 행사가 열리고 있다.
올해 바이든 대통령이 사면한 칠면조는 그의 정치적 고향인 델라웨어주의 주화(州花)인 복숭아꽃에서 이름을 딴 ‘피치(Peach)’와 ‘블러썸(Blossom)’으로 명명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두 칠면조를 소개하며 청중들에게 유쾌한 농담을 던졌다. 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의 유명한 모토인 “평정심을 유지하고 하던 일을 계속하라”(Keep calm and carry on)를 패러디해 “피치는 ‘평정심을 유지하고 계속 게걸스럽게 먹으라’(Keep calm and gobble on)를 생의 모토로 삼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두 칠면조를 사면하며 “너희들의 기질과, 사회의 생산적 구성원이 되겠다는 약속을 감안해 여기서 피치와 블러썸을 사면한다”고 선언했다. 이후 그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더하며 추수감사절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아버지의 말을 인용해 “가족은 시작이자 중간이며 마지막”이라고 말하며 “미국인으로서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계속 나아가고 믿음을 견지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우리가 누구인지 기억해야 한다”며 “우리는 미국이며, 우리 노력으로 불가능한 일은 없다”고 연설을 마무리했다. 그의 이번 연설은 백악관에서 보내는 마지막 추수감사절의 상징적 의미를 담아 국민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