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의 저축과 부채상환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여윳돈이 3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24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가구의 흑자액이 128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0.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 소득은 5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525만50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수치다. 물가 변동 영향을 제외한 실질소득도 2.3% 늘어나며 2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모든 소득 분위에서 증가세가 관찰되는 것은 2분기 연속이다.
근로소득이 전체 소득 증가를 주도했다. 상용근로자 수 증가와 임금 상승 효과로 근로소득은 332만9000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반면 사업소득은 98만7000원으로 0.3% 소폭 증가에 그쳤으며, 물가를 반영한 실질 사업소득은 오히려 1.7% 감소했다.
통계청 이지은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서비스업 생산은 증가했으나 소매판매 감소와 자영업자 가구 수 감소가 실질 사업소득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전소득은 기초생활보장, 아동양육 관련 사회수익금 확대와 기초연금 수급 확대로 78만4000원을 기록하며 7.7% 증가했다. 공적이전소득과 사적이전소득은 각각 6.0%, 11.3% 증가했다.
소비지출 측면에서는 290만7000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주거·수도·광열 부문이 12.6% 증가하며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고, 음식·숙박(5.6%), 기타상품·서비스(9.0%) 순으로 증가했다. 특히 주택거래량 증가에 따른 리모델링 관련 비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반면 자동차 구입 감소로 인한 교통비(-4.3%), 통신비(-3.6%), 교육비(-1.3%) 등은 감소세를 보였다. 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대출 이자 비용은 9.9% 감소하며 2분기 연속 하락했다.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418만8000원으로 전년 대비 5.5% 증가했다. 이는 소비지출과 저축 등에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이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흑자액 비중인 흑자율은 30.6%로 전년보다 1.3%포인트 상승했으며, 소비지출 비중인 평균소비성향은 69.4%로 1.3%포인트 하락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9분기 만에 처음으로 소득 증가율이 소비지출 증가율을 상회했음을 보여주며, 이는 가계의 재정 건전성이 개선되고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