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교회 김병삼 목사의 ‘예배와 설교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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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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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신대서 ‘향림설교 콘퍼런스’ 열려
김병삼 목사 ©노형구 기자

만나교회(담임 김병삼 목사)가 28일 서울 감리교신학대(총장 유경동) 백주년기념관 중강당에서 ‘향림설교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목회자들이 설교 준비와 전달에 대한 실질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 마련됐다.

이번 행사의 강연자로 나선 만나교회 김병삼 목사는 ‘예배와 설교의 본질’에 대해 강의했다. 김 목사는 “설교는 선포가 아니라 성도들을 설득하여 삶으로 살아내게 만드는 것”이라며 “가톨릭이 예전 중심으로 종교의식을 통해 기억나게 한다면, 이에 대한 반발로 말씀으로 돌아가자는 취지에서 종교개혁을 통해 발흥한 개신교 전통은 설교 중심으로 흘러왔다. 그렇다면 목회자에게 설교 준비는 핵심”이라고 했다.

이어 “만나교회에 처음 온 한 성도는 만나교회의 설교가 물 흐르듯 흘러간다고 칭찬했다. 이유는 설교를 중심으로 모든 성도가 예배를 준비하기 때문”이라며 “특히 저는 1년 동안 특정 주제를 내걸고 예배 계획표를 짠다. 올해 주제는 ‘말씀과 기도로 다지기’, 내년도 주제는 ‘성령 안에서 살기’이다. 내년도 시작하면서 7주 동안은 예배 대부분을 성령을 심층적으로 다루는 설교에 할애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도사, 부목사는 연초에 나름대로 목회 기준을 세우고 미리 정해지는 교회의 주제에 맞춘 집중적 설교를 준비할 노력이 필요하다”며 “토요일부터 주일 새벽까지 급조하듯 설교 준비를 하는 목회 후보생들도 있다. 그러나 이런 습관은 좋지 않다”고 했다.

특히 “삶을 살아내면서 경험하는 일들은 목회자 설교의 중요한 예화가 될 수 있다”며 “목회자는 주일 뿐만 아니라 일상이 예배와 설교 준비로 초점이 맞춰질 때 하나님께 영광, 그리고 성도들에게 은혜를 강력히 끼칠 설교를 전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며 “설교가 설득이라면 성도들의 마음을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좋은 예화를 책에서 얻을 수 있다”고 했다.

김병삼 목사는 “적어도 두세 명의 목사의 설교를 꾸준히 들어야 한다. 내가 존경하고 최고라고 생각하는 목회자의 설교에서 배우라”며 “가능하면 소그룹으로 함께 설교를 준비하고 목회를 나눠야 한다. 만나교회에선 내 설교에 피드백을 주는 팀이 있다”고 했다.

김 목사는 “청중과의 소통이 원활해야 설교의 설득력이 강력해진다. 다만 이것은 설교에서 청중과 스피커의 의도 간 균형을 잡는다는 전제하에서”라며 “하나님은 설교자에게 강단의 독점권을 주셨다. 청중들의 입맛에 맞는 설교가 아니라 성령의 인도하심 가운데 청중들과 교감하며 말씀을 준비하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설교는 논리를 비약해선 안 된다. 설교자 본인의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 그대로 받아들여질 것으로 착각해선 안 된다”며 “설교자 자신의 말씀 묵상을 청중들에게 설득하는 것이 설교라면, 내용은 논리적으로 전개돼야 한다”고 했다.

또한 감신대의 박해정 교수는 ‘예전과 설교의 의미와 중요성’을 전했다. 박 교수는 “교회는 예수와 함께 죽고 다시 사는 세례, 그리고 예수의 부활을 지속 경험하는 성찬 등 성례전적 기초 위에 있다”고 했다.

이어 “가톨릭은 6세기 이후 라틴어 성경을 읽을 능력을 갖춘 사제들의 숫자가 급감하면서 예배와 성례 중심의 신앙이 고착되면서 자연스레 설교 전통은 사라져 왔다”며 “이에 반발해 ‘오직 믿음 오직 말씀 오직 은혜’를 기치로 종교개혁을 통해 발흥한 개신교 예배는 설교 중심으로 고착되면서 성례전을 무시하는 경향이 강화했다”고 했다.

박 교수는 “감리교 창시자 존 웨슬리는 ‘성례는 내적인 은혜의 외적인 표징이며, 이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를 받을 수 있다’, 신학자 제임스 F. 화이트는 ‘성례는 내적으로 보이지 않는 은총이지만, 외적으로는 눈에 보이는 증표’, 신학자 에드워즈 쉴레백(Edward Schillebeeckx)은 ‘인간 예수는 하나님의 구속의 은혜가 인간 세상에서 가시적으로 볼 수 있도록 구체화되신 분인데, 그분은 바로 유일한 성례전이시며, 가장 최초의 성례전’, 존 칼빈은 ‘성찬은 설교와 분리돼선 주어질 수 없으며 성찬을 통해서 우리에게 주어질 모든 유익들은 말씀의 선포인 설교를 필요로 한다’고 했다”고 했다.

청중들이 박해정 교수 강의를 듣고 있다.©노형구 기자

그는 “서로 대척에 있어 보이는 성례와 설교의 핵심은 실은 하나님의 자기를 내어주심, 곧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경험하는 것”이라며 “성례전을 통해 교회 공동체로 말미암아 설교에 담긴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더욱 풍성히 경험하게 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모든 목회 후보생이 당대 위대한 설교자들처럼 설교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향후 목회 후보생들이 목회 현장에서 집례할 예배에서 비록 설교의 전달력이 부족할지라도, 성례전이 그 부족한 점을 보충할 수 있다”며 “지속적인 성찬은 설교를 통한 은혜를 구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고 했다.

다만 “성례를 집례할 때 의례적으로 행하지 말고 설교 준비하듯 전심의 기도를 통해 심혈을 기울여,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행해야 한다”며 “그럴 때 성령이 임재하셔서 집례 본인과 성도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체험하도록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한국사 강사 전한길 강사가 ‘평신도의 시각에서 본 설교’, 강남중앙침례교회 최병락 목사가 ‘효과적인 설교 준비와 전달법’을 주제로 강의했다.

‘향림’은 만나교회를 설립한 故 김우영 목사의 호다. 그 뜻을 기리기 위해 만나교회는 15회에 걸쳐 ‘향림설교대회’를 개최해왔다. 올해부터는 새로운 형식으로 목회자들에게 실질적인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자 설교 콘퍼런스로 방향을 선회해 진행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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