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정부와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장기간 이어진 분쟁을 끝내고 휴전에 최종 합의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각) 이 같은 소식을 공식 발표하며 미국의 중재 역할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여 파괴적인 분쟁을 종식하기로 합의했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는 이번 합의가 27일 현지시각 새벽 4시(한국시간 오전 11시)부터 레바논과 이스라엘 국경에서의 전투 중단을 명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합의의 목표는 적대 행위의 영구적 중단이며, 헤즈볼라와 기타 테러조직의 활동을 용인하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합의 내용에 따르면, 향후 60일간 레바논 정규군과 보안군이 국경 지역에 배치돼 영토 통제에 나설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이스라엘은 국경 인근 잔류 병력과 민간인을 점진적으로 철수한다. 이러한 합의가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미국은 프랑스와 기타 동맹국들과 협력하겠지만, 미군 병력은 배치되지 않는다.
바이든 대통령은 헤즈볼라 등 당사자들이 합의를 위반할 경우 이스라엘이 대응할 권리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헤즈볼라나 다른 단체가 협정을 위반하고 이스라엘에 위협을 가할 경우, 이스라엘은 국제법에 따른 자위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이스라엘 안보내각은 휴전안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 회의를 열었으며, 수시간에 걸친 논의 끝에 표결로 이를 승인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대국민 연설에서 “전쟁 기간 동안 우리의 주요 목표 대부분을 달성했다”며, 헤즈볼라가 더 이상 이전과 같은 위협적인 단체로 간주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에서도 휴전 협상을 위해 노력할 것임을 천명했다. 그는 "레바논 주민들이 안전하고 번영하는 미래를 누릴 자격이 있는 것처럼 가자 주민들도 마찬가지"라며, 튀르키예, 이집트, 카타르 등과 협력해 인질 석방과 하마스 집권 없는 종전을 달성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관계 정상화 추진에 대한 의지도 재확인했다. 그는 "미국은 안보 조약, 경제적 보장,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의 신뢰할 만한 경로 설정, 그리고 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의 완전한 관계 정상화를 위한 역사적인 협정 체결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를 남은 임기 동안 이루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정상화를 통해 중동 안정을 도모하려 했으나, 2023년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정책 추진이 중단된 바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하마스가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협력을 저지하기 위해 공격을 감행했다는 견해를 제기하고 있다.
이번 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 합의는 중동 지역 긴장 완화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완전한 평화 정착까지는 여전히 다수의 과제가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