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에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출전을 노리는 한국 남자농구가 마지막 한 장 남은 티켓을 두고 대만과 격돌한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0일 오후 9시30분(한국시간) 필리핀 마닐라의 몰 오브 아시아 아레나에서 열린 제27회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남자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개최국 필리핀에 79-86으로 졌다.
결승에 진출한 이란과 필리핀이 내년 스페인에서 열리는 월드컵 티켓을 거머쥔 가운데 마지막 한 장을 두고 한국과 대만이 3~4위전에서 격돌한다.
이번 대회에서 상위 3개국이 출전권을 얻기 때문에 여기서 이긴 나라가 스페인행 막차에 오를 수 있다.
유재학 감독은 필리핀전에 대해 "마지막에 수비 집중력이 떨어져서 아쉽지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대만과는 이미 해봤다. 준비가 돼 있다"며 "선수들이 체력 문제에 영향을 받을지 안 받을지는 모르겠지만 극복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이어 "선수들이 스페인으로 가겠다는 열망이 있기 때문에 잘할 것이다. 오늘 경기를 잊고 내일 최선을 다하겠다"고 더했다.
한국은 지난달 대만에서 열린 윌리엄존스컵에서 대만에 60-73으로 일격을 당했다. 미국에서 귀화해 온 퀸시 데이비스를 막지 못해 고전 끝에 결국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이승준(동부)은 "윌리엄존스컵에서의 대만전은 연습경기였다. 당시와 지금을 비교한다면 의지 자체가 다르다. 내일 경기는 오늘 경기보다는 쉬울 것이라고 자신한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오늘 졌지만 잘 준비해서 꼭 이기겠다. 스페인으로 갈 기회는 아직 남았다"고 했다.
한국 남자농구는 1998년 그리스 대회 이후 세계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 대만에 설욕하고 16년 만에 월드컵 진출에 성공할지 초미의 관심사다.
한국과 대만의 3∼4위전은 11일 오후 4시45분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