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우성과 모델 문가비의 '비혼 출산'이 사회적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20대 청년들의 절반 가까이가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계적으로도 한국 사회의 가족관과 출산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 사회조사'에 따르면, 올해 20~29세 중 42.8%가 결혼하지 않고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 이는 2014년 30.3%에서 12.5%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특히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응답은 5.7%에서 14.2%로 3배 가까이 늘어난 반면, "전적으로 반대한다"는 응답은 같은 기간 34.9%에서 22.2%로 감소했다.
20대 남성과 여성 모두 약 43%가 비혼 출산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성별에 따른 큰 차이는 없었다. 다만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응답 비율은 여성이 15.9%로 남성(12.6%)보다 더 높았다.
한국 사회에서 비혼 출산 사례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의 '2023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출생아 23만 명 중 혼인 외 출생아는 1만 900명으로 4.7%를 차지했다. 이는 2022년 9800명(4.3%)보다 소폭 증가한 수치로, 3년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혼인신고 없이 동거하거나 결혼 관계를 유지하는 사례가 늘어난 사회적 변화로 해석했다.
한편 정우성과 문가비의 비혼 출산 소식은 이러한 사회적 흐름 속에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다수 매체는 정우성이 문가비 아들의 생물학적 아버지라고 보도했으나, 두 사람은 정식으로 교제한 사이가 아니며 결혼 계획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가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출산 소식을 전했지만, 결혼 여부나 아이 아버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누리꾼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는 "생물학적 아버지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분리하는 것이 비논리적"이라며 비판했으나, 다른 이들은 "해외에서는 흔한 사례이며, 전통적 가족관에 얽매인 비난이 과도하다"고 반박했다. 문가비의 인스타그램에는 "엄마 된 걸 축하한다"는 응원의 메시지도 다수 올라왔다.
한 가정사역 관계자는 "정우성과 문가비의 사례는 한국 사회에서 가족과 출산에 대한 관념이 점차 다변화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지적하고, "전통적 가족구성 방식에 대한 도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비혼 출산에 대한 인식은 더욱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