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부 의료계가 참여하는 여의정협의체가 의대 정원 증원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당초 목표였던 연내 합의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지난 11일 출범한 여의정협의체는 2차례의 실무회의와 1차례의 전체회의를 진행했으나, 2주가 지난 현재까지 핵심 쟁점에 대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2025년도와 2026년도 의대 정원 증원 문제를 두고 정부와 의료계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계는 2025년도 의대 정원과 관련해 수시모집 미충원 인원의 정시 이월을 제한하고 예비합격자 정원을 축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 측은 이러한 요구가 소송 위험 등 법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수용을 거부하고 있다.
2026년도 정원 문제를 두고도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의료계는 증원 자체를 유보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정부는 인력수급추계위원회를 통해 원점에서 재논의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한전공의협의회는 한발 더 나아가 '2025년 의대 증원 백지화'를 주장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내년에 기존 전공의들이 복귀하더라도 2025학년도에 1000명만 입학하더라도 정상적인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역시 전공의들의 입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은 "정부의 의료 농단에 맞서 전공의협의회와 의과대학 학생협회의 입장을 적극 지지한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한편 정부는 내년 상반기 전공의 복귀를 위한 다양한 대책을 검토 중이다. 현행 규정상 사직 후 1년 내 동일 과목 동일 연차 복귀가 불가능하지만, 이에 대한 특례를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또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전공의 비율을 5.5대 5로 조정하는 안과 복귀 희망 전공의들의 입영을 미루는 방안도 관계부처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의무사관후보생 문제 해결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수련기관에서 퇴직한 의무사관후보생이 3000여 명에 달해, 연간 1000명 수준인 군의관·공보의 수요를 크게 웃돈다. 이로 인해 최장 4년까지 입영 대기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정부는 이러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복지부는 "2025년도 전공의 정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현재 의견 수렴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