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공천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명태균 씨가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공천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하는 녹취가 공개됐다. 더불어민주당은 21일 국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녹취 파일 5건을 공개하며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해당 녹취는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4월과 선거 이후인 6월, 명 씨가 김영선 국민의힘 전 의원 회계 담당자였던 강혜경 씨 및 지인들과 나눈 대화를 기록한 것이다.
녹취에서 명 씨는 "김진태 지사가 공천배제(컷오프) 위기에 처하자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며 공천관리위원회 내에서의 상황을 언급했다. 그는 "(공천관리위원회) 11명 중 8명이 컷오프를 주장했지만 자신이 김진태를 살렸다"고 주장하며, 당시 김 지사가 긴장하며 도움을 구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통령이 정리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고, 결국 김 지사가 자신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고 덧붙였다. 녹취에는 명 씨가 "정진석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 김 지사에게 사과 조건으로 경선 기회를 줬다"고 언급하며 공천에 관여한 듯한 발언도 담겼다.
명 씨는 녹취에서 자신의 권력은 없지만 "예지력이 있다"며 김 지사의 공천 과정을 좌우했다고 자부하는 내용도 담겼다. 그는 "정권 초기인데 대통령의 말을 거역할 세력이 있겠느냐"며 자신의 역할을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 녹취가 명 씨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점을 고려할 때,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명 씨가 공천에 개입했다고 스스로 밝힌 이 발언들은 의혹의 실체를 확인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며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녹취 공개를 근거 없는 정치공세라고 일축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공천 과정은 당헌·당규에 따라 투명하게 진행됐다"며 "명 씨의 발언은 개인적인 주장일 뿐 공당의 결정과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민주당은 해당 의혹에 대한 추가 자료를 확보해 법적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