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잠재적인 공습 위협으로 임시 폐쇄했던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을 하루 만에 정상화하기로 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20일(현지 시각) 정례 브리핑에서 "오늘 출근하지 않은 대사관 직원들이 내일은 업무를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러시아 공습 위협에 따른 대사관 폐쇄
미국은 전날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입수했다며 키이우에 있는 자국 대사관을 임시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도 미국의 결정을 따라 자국 대사관의 문을 닫았다.
밀러 대변인은 폐쇄 결정을 설명하며 "직원들의 안전과 안보는 최우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위협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광범위한 요인에 근거해 임시 폐쇄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수도에 대한 중대한 공격 정보는 파악되지 않았다"며 "우리는 이용 가능한 최신 정보를 기반으로 대사관의 안보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밀러 대변인은 대사관 직원들이 위협으로 인해 우크라이나를 떠난 사례는 없다고도 밝혔다.
◈우크라이나 측 "러시아의 정보전" 주장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 상황을 러시아의 정보전으로 판단했다. 공습 경고 메시지가 외교관과 텔레그램 채널, 군인 등에게 무차별적으로 전파된 것은 혼란을 조장하려는 의도였다는 분석이다.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은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가 가짜 경고를 퍼뜨리며 정보전과 심리전을 벌였다"고 비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오늘 발생한 정보 유포와 패닉 조장이 모두 러시아를 돕는 행위"라며 "스스로를 보호하고 군을 지원하며 감정을 악용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긴장 고조: 장거리 미사일 공격과 러시아의 대응
이번 사태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본토를 처음 공격한 이후 벌어졌다. 러시아는 이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경고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같은 날 핵사용 문턱을 낮춘 핵독트린 개정안에 서명했다.
미국의 대사관 임시 폐쇄는 대개 중대한 위협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해석되며, 이번 조치가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킨 배경이다.
◈대사관 정상화의 의미
미국 대사관의 신속한 정상화 결정은 러시아의 공습 위협이 실질적인 위험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심리전과 정보전이 전선의 일환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대사관 운영과 안보 태세를 유지하며, 러시아의 압박에 대응하는 단호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