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北인권결의안 20년 연속 채택

"3대 악법 폐지 촉구 및 이산가족 문제 우려 포함"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가 20일(현지시각) 79차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엔 웹TV

북한의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인권 침해를 규탄하는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이 20년 연속으로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채택됐다. 제79차 유엔총회 산하 인권 문제 담당 위원회인 제3위원회는 20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회의에서 한국을 포함한 61개국이 공동 제안한 결의안을 표결 없이 전원 동의(컨센서스)로 채택했다. 이번 결의안은 유엔총회 본회의에 상정되어 12월 중 최종 채택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결의안의 주요 내용과 새롭게 추가된 조항

이번 결의안은 기존의 북한 인권 문제를 지적하는 내용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우려 사항들을 추가했다. 특히, 북한이 2024년 1월 대한민국과의 통일을 더 이상 추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점을 지적하며, 이러한 정책이 "이산가족 문제를 포함한 북한 내 인권 상황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를 처음으로 담았다.

또한 북한 내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알려진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청년교양보장법, 평양문화어보호법 등 이른바 '3대 악법'의 폐지와 개혁을 요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조항은 최근 유엔의 보편적 인권 정례검토(UPR) 과정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졌으며, 이번 결의안에 처음으로 반영되었다.

결의안은 북한 정권이 강제 노동과 같은 인권 침해를 통해 불법적인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자금을 조달하고 있으며, 국가 예산이 불균형적으로 군사비에 할당되어 국민의 기본적 인권이 존중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일본과 대한민국의 납치 피해자 전원이 즉각 송환되어야 한다는 촉구와 함께,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루기 위해 시민사회 및 전문가 증언을 듣는 유엔 고위급 회의를 열 것을 요청하는 내용도 결의안에 포함됐다.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노력과 한국의 역할

김상진 주유엔 차석대사는 결의안 채택 후 발언에서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에서 지적된 반(反)인도주의 범죄에 해당하는 북한 내 인권 상황은 오히려 악화됐다"며,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관된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고 인권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한국 정부는 결의안 초안 협상 과정에 적극 참여하여 문안을 강화하고 새로운 내용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번 결의안 채택에 대해 대변인 명의의 환영 논평을 통해 "유엔 COI 보고서 발간 10주년을 맞아 국제사회가 심각한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단합된 메시지를 발신한 점을 평가한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는 "8·15 통일 독트린에서 밝힌 바와 같이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중요한 토대라는 점을 인식하며 앞으로도 다차원적인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사회에 던지는 메시지

유엔총회 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국제사회의 단합된 요구를 담아내는 상징적 조치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결의안은 북한의 인권 상황 개선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압박을 더욱 강화하며, 이산가족 문제와 강제 노동 및 사상 자유 억압 등 북한 인권 문제의 구체적 해결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내달 유엔총회 본회의에서 결의안이 최종 채택될 경우,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은 한층 더 강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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