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 당선인 정권인수팀이 2021년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철군 참사'와 관련된 전·현직 군사 당국자들의 명단을 작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NBC는 17일(현지시각)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인수팀은 당시 군사적 의사결정 과정에 관여한 인사들을 조사하기 위해 관련 위원회 구성을 검토 중이며, 일부 고위직에 대해서는 반역 혐의 적용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21년 8월, 바이든 행정부 초기 진행된 아프간 철군은 미국 내에서 큰 논란을 일으킨 사건이다. 철군 과정 중 카불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로 미군 13명과 아프간 시민 170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지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신뢰가 크게 흔들렸다.
당시 철군은 바이든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이루어졌지만, 군사적 의사결정과 실행 과정에서 누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조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트럼프 인수팀의 한 관계자는 NBC와의 인터뷰에서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인수팀의 작업은 사실상 '살생부'를 작성하는 것과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프가니스탄 철군의 계기는 트럼프 재임 시기인 2020년 2월, 탈레반과의 협정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당시 협정에 따라 미군은 2021년 5월까지 철수하기로 했으나, 바이든 행정부는 철군 일정을 9·11 테러 20주기에 맞춰 연기했다. 이 과정에서 철군 준비가 부족했다는 비판과 무리한 일정이 참사의 배경이 되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NBC 보도에 따르면 맷 플린 전 국방부 차관보가 이 조사를 주도하고 있으며, 트럼프 인수팀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피터 헤그세스 차기 국방장관 후보자는 아프간 철군을 "수치스러운 퇴각"으로 규정하며, 당시 책임자들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점을 비판했다.
한편, 이번 조사를 두고 일부에서는 정치적 목적이 깔린 '본보기용' 작업이라는 평가도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바이든 행정부의 실패를 부각하기 위해 아프간 철군 참사를 재조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권 단체와 군사 전문가들은 철군 과정에서 발생한 실패의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 공정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인수팀의 '아프간 철군 참사' 조사 작업은 앞으로 정권 이양 과정에서 중요한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미국 내 정치적 갈등 속에서 이번 조사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