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선 투입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20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북한은 11군단 병력을 중심으로 한 1만1천여 명의 군사력을 러시아에 파병했으며, 이들이 실제 전투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과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원 보고를 인용해 "북한군은 러시아 동북부에서 현지 적응 훈련을 마친 후 10월 하순경 쿠르스크로 이동 배치됐다"고 밝혔다. 현재 이들은 러시아 공수여단과 해병대에 배속되어 전술 및 드론 대응 훈련을 받고 있으며, 일부 병력은 이미 실전에 투입된 상태다.
국정원은 최전선 전투 참여에 따른 북한군 사상자 발생 가능성을 언급하며, 구체적인 작전 수행 상황과 피해 규모를 파악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일부 언론에서 제기된 북한군 투항이나 포로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사실관계가 상충하는 정보들이 많아 정확한 파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북한의 추가적인 군수물자 지원이다. 국정원은 "북한이 폭탄과 미사일에 이어 170mm 자주포와 240mm 방사포 등 장사정포까지 추가 수출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군이 기존에 사용하지 않던 무기체계로, 이러한 무기의 운용 교육과 정비를 위해 북한 병력이 함께 파병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최근 있었던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러시아 방문에 대해서도 주목할 만한 내용이 공개됐다. 최 외무상은 10월 28일부터 11월 6일까지 러시아를 방문해 11월 1일 양국 간 첫 외무장관 전략대화를 가졌다. 특히 당초 난색을 표하던 푸틴 대통령과의 면담이 11월 4일 성사된 점에 대해 국정원은 "체류 일정을 하루 연장하면서까지 성사된 만큼 중요한 사안들이 논의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선원 의원은 이 면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가능성을 포함한 민감한 논의가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국정원은 향후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받게 될 무기와 장비, 기술 이전 가능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국정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러시아의 대북 의존도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이는 러시아가 통상적으로는 이전하지 않을 민감한 군사 기술까지 북한에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조기 종전이 바람직하다는 입장도 함께 전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