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3분기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해외주식 투자 열풍에 힘입어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잔액이 9969억 달러를 기록하며 1조 달러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번 3분기 말 기준 대외금융자산은 전분기 대비 1183억 달러 증가한 2조5135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가 646억 달러 늘어나며 처음으로 외국인의 국내 증시 투자 규모를 추월했다는 것이다.
해외증권투자의 급증은 미국 증시의 호조와 고환율, 그리고 지속적인 해외 주식 투자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거래 요인으로 263억 달러, 비거래 요인으로 383억 달러가 각각 증가했다. 반면 외국인의 국내 증시 투자는 9575억 달러로 감소세를 보였다. 외국인의 부채성 증권 투자는 266억 달러 늘었으나, 지분증권 투자가 533억 달러 급감하며 전체적으로는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우리나라의 대외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순대외금융자산은 9778억 달러까지 상승하며 3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는 역대 최대 기록이며, 이번 분기 증가폭은 2021년 3분기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한국은행 박성곤 경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미국 증시의 지속적인 상승세와 EU 증시의 반등, 그리고 미국채 금리 하락이 해외증권 투자 확대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의 투자 행태와 경상수지 유입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전반적인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외채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들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37.8%로 전분기 대비 다소 상승했으나, 이는 최근 3개년 평균치인 38.4%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단기외채비중 역시 22.6%로 소폭 상승했지만, 3개년 평균치 26.1%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외채권은 3분기 말 기준 1조807억 달러로 증가했는데, 이는 연기금의 해외채권투자 확대와 중앙은행의 자산 증가, 그리고 예금취급기관의 실적 개선에 기인한다. 대외채무 역시 7027억 달러로 증가했으며, 특히 일반정부와 중앙은행의 부채성 증권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