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중독은 영적 문제, 예방·치유에서 기독교 역할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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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형구 기자
hgroh@c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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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3분기 전체 마약사범자의 58%는 20·30대 청년
올해 8월 열렸던 대학생 마약예방을 위한 답콕 및 대학생 마약예방 활동단 발대식 ©기독일보 DB

기독교마약중독연구소 이사장 이선민 씨의 아들은 마약투약 혐의로 구속돼 국립법무병원에 수감됐다가 현재 출소했다. 이 씨는 아들이 7년 전 대학 신입생환영회에서 한 친구가 마약을 타서 “그저, 좋다”고 권유한 술을 마셔 중독된 사연을 전했다. 이선민 이사장은 “현재 기독 청년들도 마약중독 사각지대에서 예외가 아닌 상황”이라며 “교계가 마약예방과 치유 활동에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대검찰청·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대한민국 마약사범자 누계는 총 1만 7,553명으로 전년도(2만 219명) 대비 13.2% 감소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20·30대 사범자는 10,320명으로 집계돼 전체의 58.8%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해 마약사범자는 전년도(1만 8,395명) 대비 50.1% 증가한 2만 7,611명인데, 이 중 10-30대 청년 마약사범자는 전체의 59.8%(10대 1,477명, 20·30대 1만 5,051명)를 차지했다. 법무부는 “다크웹·SNS를 이용한 젋은층의 비대면 마약거래가 확산되면서 청년층의 마약투약률이 대폭 증가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이다. 2019년 박성수 세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등이 발표한 ‘마약류 범죄의 암수율 측정 연구’에 따르면, 적발되지 않은 국내 마약류 범죄자의 비율을 의미하는 암수율은 28.6배이다. 즉 대한민국 전체 마약중독자는 지난해 검거된 마약사범자에 암수율을 적용한 52만 6천여 명으로 추산할 수 있다.

▣ “마약중독, 영적인 문제”

관련 종사자들은 마약중독이 영적인 문제인 만큼 예방과 치유에서 기독교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선민 씨는 단약에 성공한 양선영 씨와 함께 기독교마약중독연구소를 결성하고 답콕(DAPCOC, 이사장 두상달, 사무총장 박상규)과 함께 마약중독예방 활동을 펼치고 있다. 중보기도, 마약중독 치료시설 연계 등 치유를 위한 여러 활동을 진행 중이다. 단체 설립과정에서 부산 수영로교회, 한국십대선교회(YFC), 해운대순복음교회 등 여러 교회의 지원을 받았다.

마약중독예방 단체인 ‘NGU’를 설립한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는 최근 ‘2024 다니엘기도회’에서 간증했다. ⓒ다니엘기도회

전 경기도지사 남경필 집사도 아들의 마약중독을 계기로 마약중독예방 단체인 NGU(은구)를 결성해 간증 등 예방과 치유 사역에 힘쓰고 있다. 한국가족보건협회(대표 김지연)는 지난 2월부터 지난달까지 경남 창원, 거제, 울산, 서울 등 주요 지역 교회에서 ‘마약 없는 대한민국 캠페인’을 개최하며 마약 중독 예방의 중요성을 알렸다.

답콕 사무총장 박상규 목사(고려대학교회)는 “현재 대학 10여 곳에서 학생들 중심으로 마약예방을 위한 동아리 활동이 진행 중”이라며 “연간 20회 열리는 마약류 중독예방 정기세미나에서 마약예방 관련 교육·레크레이션 활동 등을 통해 학생들은 마약중독의 경각심을 느끼고, 서로가 서로를 마약중독에서 보호하는 공동체로 모여 친교를 누리고 있다”고 했다.

마약치유를 위한 정부와 교계 지원의 필요성 주장도 제기됐다. 이선민 이사장은 “마약 회복자 대부분이 크리스천들이다. 마약중독은 영적인 문제로 마약 대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에 매인다면, 마약중독도 끊을 수 있다”며 “24시간 숙박 형태의 마약중독재활센터 확산에 정부와 교계가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 ‘기독교 전통’ 유래 자조모임 등 공동체 숙박시설인 다르크 확산 필요성도

민간 주도로 2012년 처음 설립된 다르크(DARC·마약중독재활센터)는 기존 5개(서울, 인천, 경기, 김해, 대구)에서 현재 김해, 제주 2곳으로 줄었다. 일본에는 총 94개의 다르크 시설이 운영 중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르크는 마약 중독자들이 함께 모여 단약을 위한 재활치료를 한다. 하지만 다르크는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해 기부금과 운영자 사비로 운영돼 왔다.

마약중독치료 대가인 전 국립법무병원 조성남 원장은 “단기적으로 마약류 중독자 전문치료병원에서 약물해독과 상담 등 치료를 받고, 중·장기적으로 자조모임(Narcotics Anonymous, 마약 중독자들의 익명·자발적 모임) 등 공동체성 기반으로 다르크를 통한 재활치료는 마약중독치료에서 매우 효과적”이라고 했다.

자조모임은 1921년 루터교회 목사인 ‘프랭크 부치맨’이 영국 옥스포드 그룹에서 ‘정직’ ‘이타’ ‘사랑’ ‘순결’을 내걸며 처음 고안해낸 영적운동이다. 이것은 이후 1935년 미국 전문의 밥 스미스가 ‘하나님’을 ‘위대한 힘’으로 치환하며 비신자 참여도 가능한 알콜중독치유모임(AA)으로 변용됐다. 총 12단계 절차에 따라 자신의 무기력을 인정하고 위대한 힘을 의지하며, 단약과정에서의 고충을 털어놓고 서로를 격려한다.

조 원장은 마약중독치유를 위한 정부의 역할론도 주문했다. 그는 “마약중독은 전염력이 있고 그 파급력이 매우 세다”며 “정부가 국민안전을 위해서라도 마약중독예방과 치유를 위한 컨트롤 타워 및 다르크 설립에 적극 나서 마약중독의 전파력을 끊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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