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 중인 中 근로자 숨질 때까지 돌본 군산 지역 교회

군산 햇빛교회 ©군산시 제공

전북 군산에서 투병 중인 한 중국인 근로자를 돌본 지역 교회 이야기가 큰 감동을 주고 있다.

중국인 고(故) 진 모(55) 씨는 2018년 한국에 입국해 군산 건설 현장에서 일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중, 건강 악화로 인해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에 처했다. 밀린 집세와 공과금, 치료비 부담은 그를 절망으로 몰아넣었고,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바람조차 이룰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 소식을 접한 해신동 햇빛교회 담임 이영만 목사는 진 씨를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그는 진 씨에게 밀린 집세와 의료비로 쓰라며 500만원을 건내고, 교회 사택에서 함께 머물도록 하며 진 씨가 조금이나마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왔다. 이 목사의 따뜻한 손길 덕분에 진 씨는 건강을 어느 정도 회복하며 새롭게 삶을 시작할 의지도 얻었다.

그러나 희망은 오래가지 못했다. 진 씨는 간경화 진단을 받으며 다시 병원 신세를 져야 했고, 의료비 부담은 더욱 커졌다. 이 상황에서 군산의료원 공공보건의료협력팀과 전북특별자치도 의료지원 사업의 도움으로 1,400만 원의 치료비가 지원됐다. 또한, 옥구읍 행복한 노인요양병원은 진 씨의 병원비와 요양비 전액을 무상으로 지원하며 그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했다.

지역 주민들과 의료진, 그리고 이영만 목사의 헌신적인 보살핌 속에서 진 씨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사람들의 사랑을 느꼈다. 그는 지난 14일, 이웃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온히 눈을 감았다.

이영만 목사는 진 씨가 건강을 되찾고 행복하게 살길 바랐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해 안타깝다며 자신의 행동은 목회자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면서,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을 봉사하며 살겠다고 전했다.

해신동 행정복지센터의 문영태 복지지원계장에 따르면, 이영만 목사는 자신의 선행 소식이 알려지길 원하지 않았다. 이 목사가 남긴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해달라’는 당부와 함께 묻힐 뻔한 이 소식은 세간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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